`우승 청부사' 김응룡(60.삼성) 감독과 `뚝심의 야구'로 유명한 김인식(54.두산) 감독이 숙명의 한판 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오는 20일부터 7전4선승제로 벌어지는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만난 두 감독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면서도 팀의 우승을 해서는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두 감독의 인연은 지난 69년 처음 시작됐다. 삼성 김 감독은 당시 최강 실업팀이었던 한일은행에서 국내 최고의 4번 타자로 름을 날리고 있었고 5년 후배인 두산 김 감독은 그해 투수로 입단, 한일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후 두 감독이 다시 만난 것은 기아의 전신인 해태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86년부터 89년까지. 당시 해태 사령탑이었던 삼성 김 감독은 동국대 감독에서 물러나 야구판을 떠나있던 두산 김인식 감독을 수석코치로 임명, 호흡을 맞췄고 이 기간에 한국시리즈 4연패의 신화를 이룩했다. 또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도 두 감독은 나란히 한국대표팀 감독과 투수코치로서 동메달을 일궈내기도 했다. 좋은 인연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시리즈의 승자와 패자를 가려야하는 냉혹한 부의 세계에서 다시 만난 두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는 점에서는 다름이 지만 컬러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삼성 김 감독은 `이기는 야구'의 대명사이고 두산 김 감독은 `믿는 야구' `뚝심의 야구'로 통한다. `V9' 신화의 주인공인 삼성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올라 단 한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을 정도로 승리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으며 선수들이 무서워 할정도로 엄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반면 두산 김 감독은 선수들이 당장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인내심으로 믿고 기다리며 `채찍'보다는 `당근'으로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는데 주안점을 다. 전혀 상반된 스타일을 가진 두 감독의 한판 승부. 한국시리즈에서 선수들의 활약 못지 않게 두 감독의 스타일과 지략 대결이 한국시리즈 관전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