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과 안양 LG가 올시즌 프로축구 정상으로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맞붙는다. 지난 주말 수원은 성남 일화에, 안양은 포항 스틸러스에 나란히 발목이 잡혀 정상 문턱에서 힘이 빠진 탓에 17일 수원월드컵구장으로 향하는 두 팀 감독은 이번이마지막이란 절박한 심정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그동안 양팀 선수들은 자주 흥분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감독간 서먹한 사이에서 비롯된 라이벌 의식이 승패에 영향을 줄지에도 적잖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1 POSCO K-리그가 23라운드를 소화, 4경기를 남겨놓은 16일 현재 선두 성남이 승점 40 고지에 오른 가운데 수원과 안양은 각각 승점 38, 35로 1위 탈환을 엿보며 막판 스퍼트에 들어갈 태세다. 성남이 8위 전남 드래곤즈를 꺾는다면 수원-안양전에서 패하는 팀은 일단 우승의 꿈을 접어야한다. 두 팀 중 더욱 다급한 쪽은 물론 안양이다. 지난 14일 포항과의 목동 홈경기에서 수비실수로 역전패의 멍에를 썼던 안양은 수원전 패배가 사실상 정규리그 2연패 좌절을 뜻하기 때문에 멀리 막판 대반전을 목표로 배수의 진을 쳤다. 공격력은 같다는 전제 아래 포항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대표상비군 박용호 대신 노련한 최윤열을 투입하는 등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응급 처방을 마련했다. 올 시즌 수원을 맞아 3승1패로 리드한 안양 조광래 감독은 "1패도 애매한 심판판정으로 당한 것이라서 자신감 면에서는 우위에 있다"며 "수비실수를 줄이고 잘 흥분하는 수원의 심리전에 말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코치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수원 김호 감독 역시 수비 집중력에서 승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고 성남전에서 드러난 문제점 보완과 이를 통한 전력 회복에 온힘을 쏟고 있다. 김 감독은 "선두 성남과의 승점차가 적어 끝까지 가봐야 우승팀이 가려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뒤 "고종수가 빠졌지만 산드로, 서정원, 데니스가 이끄는 공격진은 건재해 안양과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주중 빅매치인 수원-안양전 외에도 중위권팀이 상위권에 계속 딴죽을 걸지도 관심거리다. 갈길 바쁜 안양의 발목을 잡았던 7위 포항은 홈에서 3위 부산 아이콘스를 꺾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겠다며 각오가 남다르고 전남 또한 홈에서 선두 성남을 눌러하위권 탈출에 파란불을 켜겠다는 입장이다. 포항과 전남이 승점 3을 추가하면 프로축구 판도는 중위권의 잇단 반란 속에 우승의 향방이 짙은 안개에 가리는 막판 대혼전에 빠질 수 있다. ◇17일경기 일정(19시) ▲광양=전남-성남 ▲부천=부천-울산 ▲포항=포항-부산 ▲전주=전북-대전 ▲수원월드컵=수원-안양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