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의 심정수(26)와 두산의 심재학(29)이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심정수와 심재학이 오는 12일부터 시작될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이전 소속팀을 상대로 방망이를 휘두르게 된 것. 특히 방망이를 주무기로 하는 현대와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창과 창'의 대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두 팀 타선의 핵인 심정수와 심재학의 맞대결은 한국시리즈 티켓의 향방을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더구나 두 선수 모두 이제까지는 새로운 둥지에서 충실한 역할 수행으로 전형적인 `윈-윈' 트레이드 사례로 꼽혔지만 지금부터는 한쪽이 얻으면 한쪽이 모든 것을 잃는 `제로섬 게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부진했다가 후반기 들어 제 페이스를 찾은 `헤라클레스' 심정수는 이번에도 지난해 플레이오프의 감동을 연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두산이 자랑하는 `우(우즈)-동(김동주)-수(심정수)' 트리오 멤버였던 심정수는 지난해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연속 결승 홈런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 팀 동료였던 박명환, 이혜천, 진필중 등 두산 투수들의 구질을 상세하게 알고 있어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친정을 상대로 자신의 파워를 충분히 과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강한 어깨를 가진 두산의 우익수 심재학 역시 만만치 않다. LG와 현대를 거쳐 올 시즌부터 새롭게 정착한 두산의 해결사 역할을 했던 심재학은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믿음직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다. 심재학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4안타에 2타점을 올렸고 2차전에서는 부상중인 김동주를 밀어내고 4번 타자로 나올 정도로 코칭 스태프의 신임도가 높다. 뿐만 아니라 투수 출신답게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까지 겸비하고 있어 외야깊숙한 심정수의 타구도 단타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정규리그 동안 웃으며 그라운드에서 만났던 심정수와 심재학이 이제는 자신들의 맞트레이드에 대한 손익계산을 스스로 해야할 때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