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 대륙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뜨거운 축제 무드에 휩싸였다. 중국은 오는 7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열리는 2002한일월드컵축구 아시아최종예선 B조 오만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대망의 본선진출이 확정되는 상황. 축구에 미쳤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축구 인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중국은 그간 월드컵은 고사하고 '88서울올림픽에 나간 게 고작이어서 본선행이 대륙에 안겨줄 흥분은 지난 7월 확정된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 때보다 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축제 분위기가 절정에 오른 가운데 이번 경기 입장권 가격은 중국 도시근로자 평균 월급의 절반을 웃도는 1천위안(약 16만원)을 줘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모처럼 대목을 맞은 선양의 술집 주인들도 술 주문량을 평소보다 3배 이상 늘리는 등 이번 주말로 `예고된' 파티 준비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선양에서 이름난 술집 `토파즈'의 티앤 사장은 "빅파티가 될 것이다. 이미 몇몇 단골들은 텔레비전을 잘 볼 수 있는 자리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관영매체를 비롯한 중국 언론과 당국도 월드컵 열기로 비상이 걸렸다. 관영 CCTV는 경기 직후 연예계 스타들이 총출동한 축하방송을 내보낼 예정이고 선양시도 대형 축하공연을 준비중이라고 중국 청년보는 보도했다. 월드컵 첫 진출은 여기에다 선수들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다줄 것으로 보인다. 대표선수들은 공헌도에 따라 많게는 100만위안(약 1억6천만원)의 거금을 보너스로 받고 보라 밀루티노비치(유고) 감독도 영웅 대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중국신문들은 전하고 있다. 월드컵 출전이란 꿈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오면서 밀루티노비치를 보던 싸늘했던 중국인들의 시선도 하루아침에 달라진 게 사실. 대표팀이 최종예선에 앞서 부진에 빠지자 "본선에 나가지 못하면 아예 만리장성에서 뛰어내려 죽어라"고 외치며 이를 갈아온 중국 언론들은 이제는 연일 밀루티노비치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기사를 앞다퉈 내면서 영웅 만들기에 돌입했다. 감독으로서 '86멕시코월드컵부터 5회 연속 나라를 바꿔가며 본선에 오른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중국인들이 나를 만리장성에 매달아 떨어트릴 것이라고 걱정했을뿐 스스로 뛰어내리겠다고는 말하지 않았다"며 과거 언론의 보도태도를 꼬집고 "아직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다. 완벽한 승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