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돌출행동은 없을 겁니다.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기량을 보여주겠습니다." 골키퍼 김병지(31.포항)가 마침내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대표팀'승선 명령'을 받았다. 지난 1월 27일 홍콩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서 페널티 박스 밖으로 볼을 몰고나갔다가 상대 선수에게 가로채기를 허용, 거의 실점할 뻔하는 아찔한 순간을 연출했다가 쫓겨난 이후 꼭 8개월만이다. 히딩크 감독은 아무리 천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돌출행동'을 눈감아 줄 수 없었다. 이후 김병지는 튀는 행동을 자제했고 프로축구 정규리그 들어서는 한국 최고의 수문장다운 플레이를 펼치면서 때를 기다려왔다. 정규리그 20경기에서 19실점으로 활약해 사실상 팀의 버팀목 역할을 했고 특히 지난 22일 성남과의 경기에서는 슈팅수 7대 25의 열세 속에서도 팀이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는데 앞장섰다. "김병지가 크게 달라졌으니 한번 받아주는 게 좋겠다"며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축구인들이 여러 차례 진언했고 히딩크 감독이 결국 받아들였지만 2002년 월드컵무대에 선다고 보장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평가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닌데다 그동안 히딩크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둔 이운재(29.수원), 최은성(31.대전), 김용대(22.연세대)와 주전 경쟁을 벌여야한다. 지난 23일 수원 삼성-부천 SK전을 참관할 당시에도 김병지에 대해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 경기내용, 외모 등 모든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히딩크 감독은 지적했던 터. 이날 한강고수부지에서 광고 촬영중이던 김병지는 "이틀전 코칭스태프로부터 대표팀 복귀 소식을 전해듣고 너무나 기뻤다"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기량을 보여줄 것이며 월드컵 본선에 나선다면 16강 진출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