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의 골가뭄 지적을 말끔히 씻는 17골이 폭죽처럼 터진 프로축구에서 수원 삼성이 단독 선두를 지켰다. 또 안양 LG의 박정환은 올시즌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했으나 무승부로 빛을 잃었다. 수원은 26일 광양전용축구장에서 열린 2001 POSCO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산드로, 루츠, 데니스, 박건하, 서정원 등을 앞세운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하며 3-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38(11승5무6패)이 돼 역시 이날 대전 시티즌을 역시 3-0으로 완파한 성남 일화(승점 37)와의 차이를 1로 유지하며 선두를 지켰다. ◆광양(수원 3-0 전남) 수원은 이날도 루츠를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했고 산드로, 데니스, 서정원 등 발빠른 선수들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벽을 허물어갔다. 수원은 전반 43분 센터서클에서 상대 플레이메이커 김남일이 미적미적하는 사이 이기형이 이를 가로 채 간단히 선취골로 연결했다. 후반 18분에는 산드로와 루츠가 합작, 추가골을 뽑았다. 서정원의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 깊숙한 지점에서 잡은 산드로가 발목을 꺾으면서 어렵게 땅볼 센터링하자 이를 루츠가 왼발로 툭 차 골로 만들었다. 또 37분께는 루츠에게서 연결된 전진패스를 데니스가 넘어지면서 골키퍼를 살짝 넘겨 완승을 이끌어냈다. ◆대전(성남 3-0 대전) 성남은 전반 12분 박충균이 미드필드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대전 수비수의 볼을 가로챈 뒤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려 선취골을 뽑았다. 이어 5분만에 백영철이 홍도표가 올려준 볼을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머리로 받아넣어 2-0으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성남은 인저리타임이 적용되던 후반 49분 김대의의 패스를 받아 황연석이 골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을 추가, 승리를 자축했다. 대전 이태호 감독은 2번째 골을 허용한 뒤 공오균과 홍광철을 빼고 한정국과 탁준석을 투입, 반격에 나섰으나 결국 12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부산(부산 3-3 안양) 무명신화의 주역 박정환이 시즌 첫 토종 해트트릭을 기록하고도 안양의 뒷심부족으로 빛이 바랬다. 박정환이 전반 8분과 11분, 31분에 각각 골을 성공시켜 올 시즌 5번째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안양이 3-1로 크게 앞섰지만 '꺽다리' 우성용을 앞새운 부산의 반격이 매서웠다. 우성용은 후반 6분 전우근이 김성일의 진로방해로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44분 하리의 센터링을 헤딩 동점골로 연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것. 시즌 11골로 산드로(수원), 파울링뇨(울산)와 함께 득점 공동선두로 나선 우성용은 그러나 마무리 득점후 고개가 젖혀진 상태에서 그라운드에 떨어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울산(울산 2-1 포항) 심판판정에 대한 항의와 퇴장, 경기지연 등으로 얼룩진 최악의 졸전으로 진행된이날 경기에서 포항 싸빅의 자책골로 울산이 2-1로 승리. 울산은 전반 30분 페널티지역 내 오른쪽 모서리부근에서 김도균이 슈팅하듯 찬 것이 빗맞으며 골지역 정면에 도사린 이길용에게 연결됐고, 이길용은 쓰러지며 이를 오른발로 차 낳어 선제골을 뽑았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후반 10분께 파국으로 치달았다. 포항 수비수 최종범이 퇴장당하자 하석주가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여기에 가세한 포항 유동관 코치가 뒤따라 퇴장을 당하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며 경기가 약 10분 가까이 지연된 것. 또 경기가 속개된 뒤 10분여 지난 후반 30분께 최순호 포항 감독이 벤치를 비우고 경기장 밖으로 자진 퇴장, 포항벤치가 완전히 비워지는 해프닝까지 연출했다. 결국 포항은 후반 40분 하석주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왼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아 무승부가 되는가 했지만 종료직전 김도균이 센터링한 것을 포항 수비수 싸빅이 걷어낸다는게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울산의 승리로 끝났다. ◆부천(부천 1-1 전북) 전반 미드필드를 장악하며 공격의 주도권을 잡은 전북에게 여러차례 슛찬스를 내주며 고전하던 부천은 30분께 3-4-3에서 4-3-3으로 전술 변화를 시도하면서 차츰 공격력이 살아나는 듯 했다. 그러나 45분 부천의 오른쪽 사이드를 돌파한 서혁수가 골지역 앞쪽에 있던 박성배에게 연결했고 박성배가 트래핑한 뒤 오른발로 슛한 볼이 부천 이용발 골키퍼의 손에 맞고 그물을 흔들면서 전북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이원식과 샤리를 투입, 공격에 활기를 되찾은 부천은 전반과는 대조적으로 전북을 몰아붙였고 결국 후반 31분 전북의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얻어 낸 프리킥을 전경준이 오른발로 오른쪽 모서리로 멋지게 감아차 균형을 잡았다. 이로써 부천은 감독 교체 후 10경기째 무패행진(4승6무)을 이어가며 승점 1을 보태 울산에 패한 포항(승점 29)을 골득실차에서 앞서 5위로 뛰어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장익상기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