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프로야구 정상에 복귀한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 프로젝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시작했다. 삼성은 지난 10월30일 1년여 동안 공을 들였던 프로야구 최고의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과 계약기간 5년에 총 13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입단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V9'에 빛나는 김 감독을 영입한 삼성은 구단 역사상 유례없는 '전권 위임'이라는 방법을 통해 사령탑의 권한을 강화시켰고 12월 하와이 전지훈련을시작으로 일찌감치 강훈에 돌입했다. 하와이를 거쳐 올 2월 실시된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는 한 차례 위기도 있었다. 마운드의 간판투수인 임창용이 연봉 협상과정에서 마찰을 빚다 선수단을 이탈했고 삼성은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연패를 거듭하면서 김 감독이 주창하는 강도 높은훈련이 개성 강한 삼성 선수들에게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듯 했다. 그러나 김응용 감독의 '이기는 야구'는 시범경기를 거쳐 정규시즌이 개막되면서서서히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김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통해 '이기는 야구'에 맛을 들인 삼성은 4월 한달동안 13승9패를 기록하며 두산과 더불어 2강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주도했다. 5월들어서는 전열을 회복한 지난 해 우승팀 현대와 힘겨운 시소게임이 시작됐다. 이 때 삼성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발비노갈베스를 영입해 장기레이스의 `히든 카드'로 제시했다. 5월18일 한화와 가진 국내 데뷔전에서 무난히 선발승을 거둔 갈베스는 이후 3개월 남짓한 기간 15경기에서 10승4패, 방어율 2.47을 기록하며 단숨에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했다. 올스타전이 끝난 뒤 삼성 벤치는 또 한번 모험을 단행했다. 전반기동안 27세이브포인트를 기록했던 마무리 밴 리베라를 과감히 퇴출시킨 뒤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내야수 카를로스 바에르가를 영입해 팀 타선을 강화시켰다. 김응용 감독 입장에서 갈베스-임창용-배영수로 이어지는 선발로테이션이 자리를잡자 선발 요원 김진웅을 리베라가 맡았던 마무리로 돌리는 전략을 택한 것. 아울러 라이벌 현대는 김수경의 난조속에 부침을 거듭하자 삼성은 8월5일 1위를탈환한 뒤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87년이후 무려 14년만에 페넌트레이스의정상에 복귀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