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2001 한경-SBS44 골프박람회'가 23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5개국 88개 업체가 참가해 지난 20일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 참가 업체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청풍교역의 'ASX드라이버'는 박람회 기간에 물건이 품절되는 '사태'를 빚었고 맥켄리 드라이버는 전시되기 무섭게 팔려 나갔다. '빠제로' 골프화를 만드는 제이슨상사는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자 제작물량을 늘리기도 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성장산업'인 골프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으며 국내 최대 골프행사로 완벽하게 자리잡았음을 재확인시켰다. ○…화창한 날씨 속에 휴일을 맞은 이날 2만여명이 넘는 최대 인파가 입추의 여지없이 박람회장에 꽉 들어찼다. 특히 중년 부부부터 아이들 손을 잡고 나선 가족단위 나들이 관람객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서울 삼성동에서 온 강태진씨(46)는 "인근 구룡산에서 아내와 함께 등산을 하고 박람회장을 찾았다"며 "좋은 볼거리가 많아 즐거웠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온 황윤성씨(36)도 박람회장에서 가족과 함께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초저가 상품에 매료된 관람객들의 귀로(歸路)에는 구입한 물품이 손에 가득 들려 있었다. 주최측은 이날 관람객들이 몰려 개장시간을 오후 7시까지로 1시간 연장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눈에 두드러진 변화는 여성골퍼들이 급증했다는 것. 부스마다 시타를 하는 여성들이 부쩍 늘었고 여성을 타깃으로 신제품을 내놓은 업체들은 폭주하는 주문에 희색이 만면했다. 여성용 드라이버 '맥텍 300'을 내놓은 맥그리거는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박람회에서 자신할 수 있었던 대표적 업체다. 이 회사 안덕환 사장은 "박람회장에서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지만 수십여명이 구입 의사를 밝혀와 특약점으로 안내해줬다"고 말했다. 여성용 풀세트를 출시한 정스포츠에도 관람객들의 구입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분당 구미동에서 온 주부 조소혜씨(46)는 "스윙 분석을 통해 내게 맞는 드라이버를 고르고 있다"며 "예년보다 여성용이 많아 반갑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가업체들은 박람회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는 반응이다. 시가 2백만원대의 'ASX드라이버'를 출시한 청풍교역은 출시 4일 만에 물량이 품절됐다. 특히 이 드라이버를 시타해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시타석은 장사진을 이뤘다. 기다리다 지쳐 일부가 돌아갈 정도였다. 이 회사 이종원 이사는 "박람회 기간에 시타를 해본 고객들의 주문이 밀리면서 특약점에는 물품이 없다고 '난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제이슨상사는 새로운 패션감각을 선보인 빠제로 골프화에 대한 호평이 많자 제작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김정호 사업부장은 "멋을 내면서 발목도 보호할 수 있는 '골프부츠'를 새롭게 내놨는데 구입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맥켄리인터내셔널은 대형 헤드인 4백20cc '수퍼텍 드라이버'가 기대 이상으로 팔려나가면서 공장에서 물건을 갖다 대느라 진땀을 뺐다. ○…이날 박람회 행사의 '백미'는 여성골퍼를 대상으로 한 '뷰티스윙 콘테스트'였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우아한 의상과 스윙폼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자랑했다. 1위는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에서 온 김성옥씨(48)가 차지했다. 4년 전 골프를 시작했다는 김씨는 모자에서 의상,신발까지 치밀한 준비를 해와 30만원짜리 주유상품권을 탔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노환순 프로는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원포인트레슨을 해주는 자상함을 보여줬다. ○…유명 연예인의 팬사인회도 열렸다. 맥그리거는 인기 여자탤런트인 김지수씨와 전혜진씨를 초청,시타를 해 2백30야드를 넘긴 관람객에게 모자를 증정한 뒤 사인을 받도록 해줬다. 김지수씨는 "지난 4월 골프에 입문했는데 골프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골프예찬론'을 폈다. 전혜진씨는 "아직 골프를 해본 적이 없는데 주변에서 권하는 분들이 많아 평소 관심이 많았다"며 "이번 박람회 참석을 계기로 골프를 시작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