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각 구단들이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의 돌출행동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 시즌 내내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용병들이 폭행사건에 휘말리거나 장기간선수단에서 이탈하는 등의 돌출행동으로 구단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팀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 중하위팀들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피말리는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롯데의 슬러거 펠릭스 호세(36)의 폭행사건이 가장 대표적인 예. 호세는 지난 18일 삼성전에서 빈볼을 던진 상대투수 배영수를 구타했다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로부터 제재금 300만원과 `잔여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이 때문에 이승엽(삼성.37개)과 숨가쁜 홈런레이스를 펼치며 팀 공격을 주도하던 호세가 빠짐에 따라 롯데는 1게임차 앞선 기아를 끌어내리고 최종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지 불투명해졌다. 롯데는 지난 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오물이 날아온 관중석에 배트를 집어던진 호세의 돌출행동으로 가슴을 졸인 경험이 있는데, 또 한번 `호세 폭행사건'이라는 악재를 만나 `용병 최대 수난구단'의 오명을 쓰게 됐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삼성도 용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 14년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노리의 팀에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확실한 1승을보장해 줄 것으로 믿었던 발비노 갈베스(37)가 지난달 20일 어머니 문병을 이유로 도미니카로 출국한 뒤 한달이 넘도록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5차례나 입국날짜를 연기했다. 삼성은 갈베스가 입국하더라도 그동안 운동을 쉰 공백 때문에 위력적인 공을 뿌릴 수 있을 지 미지수여서 한국시리즈 우승 목표에 차질을 주지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이밖에 두산은 지난 5월 음주.폭행사건으로 구단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트로이니일(36)을 강제 퇴출시켰고 LG와 한화도 7월말 잇단 돌출행동으로 팀워크를 해친댄 로마이어(36)와 호세 누네스(37)를 방출시킨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 8개구단은 외국인선수제가 도입된지 4년을 지나면서 용병들의 실력 못지않게 개인이 지닌 품성과 태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