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메이저테니스대회 사상 첫 흑인끼리의 결승 대결이자 117년만에 열린 자매 사이의 결승 다툼으로 관심을 모은 2001 US오픈(총상금 1천580만달러) 여자단식 패권은 결국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챔피언 비너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계속된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재작년 우승자인 동생 세레나 윌리엄스를 2-0(6-2 6-4)으로 가볍게 꺾고 우승했다. 비너스는 우승상금 85만달러, 세레나는 준우승 상금 42만5천달러를 받아 윌리엄스가(家)는 이날 무려 127만5천달러의 거금을 벌어들였다. 지난 6월 열린 윔블던에서도 2연패를 차지했던 비너스는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윔블던과 US오픈을 2년 연속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며 통산 4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았고 동생 세레나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5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1884년 윔블던에서 있었던 왓슨 자매의 결승 대결 이후 무려 117년만에 열린 자매끼리의 결승 대결에서 2년만의 정상 복귀를 노렸던 세레나는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의 언니에 모든 면에서 조금씩 열세를 보여 이 대회 역사상 자매 대결에서 한번도 동생이 승리하지 못한 징크스를 이어갔다. 비너스는 "언니로서 동생을 돌봐야한다는 생각에 언제나 세레나가 이기기를 원했다"면서 "내가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하더라도 세레나가 모든 것을 가졌으면 좋겠다.동생을 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세레나는 "조금 실망했다. 그러나 이제 19살로 아직 어리고 앞으로도 몇년은 기회가 남았다"고 밝혔다. 남자 선수를 방불케하는 근육질의 몸매에 큰 키의 소유자인 두 자매는 이날 무려 시속 185㎞에 달하는 강서비스를 교환하며 역시 메이저대회 사상 처음으로 '프라임타임'에 중계된 여자결승전을 지켜본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15개월 먼저 태어난 비너스는 동생보다 더욱 침착하고 꾸준하게 경기를 운영한 반면 세레나는 실수가 많았고 언니의 강력한 포어핸드스트로크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비너스가 1세트를 6-2로 가볍게 따낸 뒤 2세트는 게임스코어 4-4까지 팽팽하게 진행됐다. 승부처였던 9번째 게임에서 세레나는 2번이나 더블폴트를 한 뒤 회심의 발리마저 라인을 벗어났고 비너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멋진 백핸드샷을 성공, 5-4로 앞선 뒤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잘 마무리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비너스는 접전이었던 2세트를 69분만에 마무리한 뒤 네트를 사이에 두고 동생과 포옹한 뒤 '사랑한다'라고 속삭였다. 남자단식 결승전은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레이튼 휴이트(호주)의 신구세대 명예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10번시드 샘프라스는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2연패를 노리던 3번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을 3-0(6-3 7-6 6-3)으로 완파, 지난해 결승전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또 4번시드 휴이트는 7번시드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에 단 4게임만 내주고 3-0(6-3 7-6 6-3)으로 완승, 대회 남자단식 역사상 가장 일방적인 준결승전승리를 기록했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메이저대회 최다승(13승) 기록을 세운 뒤 17개 대회 연속 무관에 머물러왔던 샘프라스는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결승에 진출, 14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린다. (뉴욕 AP.AF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