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자매'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2001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1천580만달러) 사상 첫 자매끼리의 결승전을벌인다. 또한 비너스는 작년, 세레나는 재작년 챔피언으로 이 대회는 3년 연속 '윌리엄스가(家)의 파티'가 됐다. 언니인 4번 시드 비너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여자단식 준결승전에서 올시즌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석권한 2번시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를 2-0(6-4 6-2)으로 완파했다. 이에 앞서 10번시드 세레나도 세계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단 51분만에 2-0(6-3 6-2)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결승에 합류했다. 남자선수 못지 않은 근육질의 장신인 두 자매는 이날 강력한 서비스와 힘있는 스트로크의 '파워 테니스'를 앞세워 기교파 테니스의 보루인 두 선수를 경기 내내 압도했다. 비너스와 세레나는 이로써 US오픈에서는 사상 처음, 4대 메이저대회에서는 1884년 윔블던에서 왓슨 자매의 결승 대결 이후 무려 117년만에 자매끼리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두 선수는 98년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지난해 윔블던 준결승전까지 5번을 싸웠는데 언니인 비너스가 4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어 이번에도 '형만한 동생 없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너스는 1세트에서 캐프리아티에 한때 1-4까지 뒤졌지만 특유의 폭발적인 서비스와 네트 돌진이 살아나면서 5게임을 내리 이기고 세트를 따내 승기를 잡았다. 비너스는 "세레나와 함께 결승에 나가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세레나는 힝기스의 서비스를 점프하면서 세차게 받아넘길 정도로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10개의 서비스에이스를 터뜨렸다. 한편 99년 호주오픈 이후 11개 메이저대회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해 세계랭킹 1위의 체면을 구긴 힝기스는 "정신적으로 너무 수동적이었다"면서 "세레나가 도대체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서비스도 예측이 힘들었고 스트로크는 코너를 파고 들어 어쩔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힝기스는 올시즌 세계랭킹 10위권 내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6전 전패를 기록했다. 캐프리아티는 91년 대회 이후 10년만에 준결승에 올랐으나 비너스의 벽을 넘지못해 첫번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뉴욕 AP.AF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