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아가 투타에서 놀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6일 SK전에서 5-1의 완승을 거둔 기아는 팀 창단이후 처음 6연승을 달리며 5위 한화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4위 굳히기에 들어가고 있는 것.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5연패, 3연패에 거푸 빠지며 7위까지 추락, 4강 싸움에서 사실상 탈락한 것으로 여겨지던 기아의 최근 급상승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연패기간 기아는 선발진들이 5이닝을 못버티고 강판당했고 팀 타선은 집중력 부족으로 번번이 득점 찬스를 날려버리는 등 특유의 끈기와 투지가 실종된 채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었다. 일각에서는 가난했던 해태에서 재정상태가 탄탄한 기아로 지난달 옷을 갈아입으면서 `헝그리 정신'이 사라졌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왔을 정도. 하지만 기아는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 난타전 끝에 9-7로 힘겹게 연패를 끊은뒤 갑작스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종범과 장성호만이 이끌어가던 타선에 용병 산토스가 부활하며 힘이 더해졌고 홍세완, 김창희가 하위 타선을 든든히 지키고 있어 전체적인 짜임새가 몰라보게 향상됐다. 여기에 8개 구단중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받던 최상덕-레스-박진철-오봉옥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도 최근 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3실점 이내로 막아내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중반 이후 김성한 감독의 속을 가장 태우던 마무리에 재활투수 이병석과 새 용병 리치가 연승기간 3세이브를 합작하며 제 몫을 해주고 있어 팀 전체가 안정감을 되찾았다. 하지만 특별한 전력의 변화없이 팀 성적이 널뛰기를 하는 것처럼 `젊은 기아'의 현재 상승세가 자칫 꺾인다면 다시 대책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또한 정규시즌이 끝나려면 아직 팀 당 20경기 안팎이 남아 있어 한화와 롯데가 추격할 시간도 충분하다. 게다가 기아는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무려 14연전을 펼쳐야 하는 빡빡한 경기 일정이 잡혀 있어 팀 마운드가 제대로 견뎌낼 수 있을 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연패에 빠졌을 당시 선수들이 단결된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자는 의욕을 가지고 경기에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며 "선수층이 얇아 걱정이지만 4강 진출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