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축구가 라이벌 독일의 자존심을 유린했다. 스웨덴 출신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2일(한국시간) 독일뮌헨에서 열린 2002월드컵축구 유럽 9조 예선에서 플레이메이커 데이비드 베컴의 부상투혼과 마이클 오언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독일을 5-1로 물리쳤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승점 13(4승1무1패)을 마크, 한 게임을 더 치른 독일(승점 16)을 3점차로 추격, 본선직행 티켓의 향방을 안갯속으로 밀어넣었다. 골득실에서 독일을 4골차로 앞서고 있는 잉글랜드가 남은 그리스, 알바니아와의 경기를 이기고 독일이 핀란드와의 마지막게임에서 승리하면 두 팀은 승점이 같아 골득실을 따져 1, 2위를 가린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그라운드 전쟁'은 시작부터 불을 뿜었다. 독일은 6분 미드필드에서 전진패스된 볼을 페널티박스안에 있던 올리버 노이빌레가 헤딩으로 떨어뜨리자 카르스텐 얀커가 달려들며 그대로 슛, 선취골을 뽑았다. 그러나 홈팬들의 열광은 7분이상 지속되지 못했다. 수비의 전열을 정비한 잉글랜드는 서서히 미드필드부터 압박을 시작했고 13분게리 네빌의 헤딩패스를 오언이 오른발슛, 가볍게 균형을 이뤘다. 이후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잉글랜드는 전반 로스타임때 스티븐 제라드가 25m짜리 중거리슛으로 역전골마저 터트렸다. 오언은 후반 3분과 21분에 팀의 세번째, 네번째골을 터트리며 해트트릭을 완성,독일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고 헤스키는 29분께 5번째골을 넣어 `리버풀 3인방'이 5골을 모두 작성했다. 최근 상대전적에서 1승6패로 열세였던 잉글랜드는 이날 승리로 역대전적에서는 14승4무11패로 앞섰다. 한편 잉글랜드는 훌리건 58명을 출국금지시켰으나 극렬한 양 팀 팬들은 끝내 충돌을 일으켜 40여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뮌헨 AP=연합뉴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