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와 비주류간 주도권 싸움으로 2년여간 내홍을치르다 올 초 정상화의 기틀을 다졌던 대한레슬링협회가 또 한차례 술렁이고 있다. 협회는 삼성그룹의 올 지원금 삭감으로 협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18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삼성 이건희 회장 면담 요청과 함께 지원금 축소 이유를 묻는 내용의문건을 작성, 전달키로 의결했다. 앞서 20여년간 협회를 지원했던 삼성은 지난 3월 협회 대의원총회가 승인한 올예산안 9억원(국고보조 3억원 제외) 가운데 3억원을 삭감하고 6억원만 지급했었다. 이처럼 뒤늦게 지원금 축소 문제를 공식화한 것은 인건비와 최소 경상비를 제외하고 운용 예산이 거의 바닥이 나 당장 다음달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실시중인대표팀 훈련 등에 차질이 우려되는 데다 삼성이 지금까지 삭감 이유에 대해 '속시원한' 해답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협회측의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김창규 회장 등이 직.간접적으로 삼성측과 접촉했지만 분명한삭감 이유를 듣지 못했었다"며 "내분을 겪은 뒤여서 삭감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한 상태이지만 진짜 이유를 알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협회는 이날 삼성과의 공식 면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재정자립을 위해적립중인 국고보조비(체육진흥기금)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 문제는 상임이사진에 결정을 위임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