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구단주 총회의무용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프로야구는 기아자동차가 20년 전통의 최고 명문구단 해태 타이거즈에 대한 인수작업을 진행중이지만 8개구단 구단주들은 얼굴 한 번 맞대지 않고 서면으로 양도양수건을 처리, 과연 이들이 애정을 갖고 프로야구를 운영할 의지가 있는 가 의심을사고 있는 것. 야구규약 제4장에는 총회 재적회원의 3분의 2이상이 출석해 출석회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신입회원 가입여부를 결정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또한 정관의 변경과 회비 및 가입금 부과와 징수방법, 회원자격의 취득과 변경,임원의 선출과 해임, 기타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총회의 승인을 구하도록 명시됐다. 그러나 KBO 총회는 지난 3월13일 신년 업무보고차 단 한번 열린 이후 전혀 활동하지 않고 있다. 당시 총회에는 LG와 SK, 롯데 3개 구단에서 구단주도 아닌 대행자가 참석해 실질적인 총회라고 말할 수 조차 없다. 지난 해 총회로부터 권한을 대폭 위임받은 이사회마저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KBO 이사회 회원인 구단 사장들은 한 달에도 두,세차례씩 골프회동을 갖지만 정작 기아차의 해태 인수와 관련해 머리를 맞댄 것은 6월15일 단 한 번뿐이었다. 이와관련 KBO 고위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양도 양수 과정을 충분히 논의했기때문에 모일 필요가 없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했다. 하지만 야구인들은 "한달에도 몇 번씩 골프장에서 만나면서 프로야구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단 양도 양수 사안을 총회나 이사회가 전화로 논의한다는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직무유기"라고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