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증권계에서 잔뼈가 굵은 '증권맨'이 골프업계에 뛰어들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빅야드'볼로 유명한 흥아타이어공업(주) 박원훈(50) 골프사업본부장. 지난 3월 취임한 박 본부장은 불과 4개월 만에 국내 골프볼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정상의 위치를 고수해나가고 있다. 가장 화제가 됐던 일은 최근 주택은행과 빅야드 약 10만다스(1백20만개)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 10억원 상당의 이 계약 물량은 연간 국내 골프볼 수요의 10%를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는 "약 20%의 시장 점유율로 일본 업체에 이어 점유율 2위였던 빅야드는 이 계약으로 올해 국내외 업체를 통틀어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야드는 출시된 지 2년반 만인 지난주 5백만개 판매기록을 세워 박 본부장에게는 이래저래 행운이 따르고 있다. 박 본부장은 지난 76년 증권거래소에 입사한 뒤 84년 쌍용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도쿄사무소장,국제영업부장,런던 현지법인 사장,서울 강남본부장을 거쳤다. 쌍용그룹 최연소 임원(당시 42세)에 오르기도 했으며 가는 곳마다 영업 1위를 차지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박 본부장은 "올해 말까지 골프사업본부를 흥아타이어에서 분사시킨 뒤 내년 하반기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그 다음에 볼 이외의 다른 골프 관련 사업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흥아타이어는 지난 89년 '파맥스' 브랜드의 볼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99년 출시한 빅야드가 히트하면서 국내 볼메이커 중 판매,생산,수출 모든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매년 '파맥스배 주니어대회'를 개최하고 골프부가 있는 90여개 중·고교에 볼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국내 골프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