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립켄'한국 선수로는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등판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 다저스)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철인'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살아있는 전설'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또 '일본의 자존심'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첫대결을 승리로 가져갔다. 박찬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제72회 미국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0 대 0으로 맞서던 3회말 선발 랜디 존슨(애리조나)에 이어 내셔널리그 두 번째 투수로 등판,1이닝 동안 홈런 1개를 맞고 1점을 허용했다. 박찬호는 립켄에게 홈런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지만 포수 최초의 20홈런-20도루를 기록했던 이반 로드리게스(텍사스)를 비롯해 '올스타 최다득표' 스즈키 이치로,'사상 최고의 몸값'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등 아메리칸리그의 '슈퍼스타'들을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메이저리그 올스타 데뷔전을 깔끔하게 장식했다. 3회 마운드에 올라선 박찬호는 첫 출전에 긴장한 듯 첫타자인 8번 립켄에게 밋밋한 직구를 던졌고 립켄은 초구를 강타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선취점을 내준 박찬호는 다음타자인 9번 이반 로드리게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이어 등장한 선수는 한·일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치로. 박찬호는 홈 팬들의 환호 속에 등장한 이치로를 2구에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첫대결을 간단히 끝냈다. 마지막 상대였던 '2천2백만달러의 사나이'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부터는 존 버켓(애틀랜타)이 마운드를 넘겨 받았다. 내셔널리그는 이후 6회 연타석홈런을 얻어맞는 등 3점을 더 빼앗겨 4 대 1로 패했다. 한편 이날 8번째 올스타에 뽑힌 양리그 선발 랜디 존슨과 로저 클레멘스(뉴욕)는 각각 2이닝을 무실점으로 깔금하게 막아내며 양대 리그 에이스로서 위력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립켄은 박찬호에게서 빼낸 홈런으로 2타수 1안타에 1타점과 1득점을 올려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