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반환점을 돈 올시즌 프로야구에 실책이 대폭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총 294경기를 치른 3일 오전 현재 8개 구단 실책수는 481개로 경기당 평균 1.63개의 실수가 저질러져 지난 시즌(1.34개)에 비해 20% 정도 많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올시즌 최종 실책수는 870개로 718개였던 지난 시즌과 비교한다면 무려 152개가 늘어나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각 구단별로도 이러한 경향은 고루 나타나지만 지난 시즌 2번째로 적은 실책을 기록했던 현대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 실책이 경기당 평균 0.63개(132경기.84개)에 불과했던 현대는 올시즌32% 늘어난 0.84개(75경기.63개)의 실책으로 8개 구단중 3번째로 많은 실책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고의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박진만은 8개 구단 최다인 17개의 실책으로 벌써 지난 시즌 총 개수(15개)를 넘어섰고 메이저리그급 수비로 널리 알려진 3루수 퀸란도 10개로 지난 시즌(9개)을 넘어서기는 마찬가지다. 정진호 현대 수비 코치는 이러한 실책수의 급격한 증가를 올시즌 더욱 뚜렷해진타고투저 현상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정 코치는 "마운드의 부진으로 수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다보니 야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이것이 그대로 실책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올시즌 8개 구단 평균 팀 방어율은 4.88로 지난시즌(4.64)에 비해 크게 나빠졌고 팀 타율은 지난 시즌(0.270)에 비해 올라간 0.274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날이 더워지면서 갈수록 체력의 부담을 느낄 선수들의 정신력이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의 커다란 변수가 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