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25.삼성증권)이 시즌 세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대회(총상금 1천210만달러) 1회전에서 탈락했다. 또 여자부 톱시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는 2년만에 이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반면 5연패를 노리는 남자 톱시드 피트 샘프라스(미국)는 64강이 겨루는 2회전에 안착했다. 세계랭킹 64위 이형택은 25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코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46위 다비드 프리노질(독일)에 1-3(7-6 2-6 4-6 4-6)으로 역전패했다. 이형택은 좋지 않은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따내 승기를 잡는가 했으나 이후 그라운드스트로크가 베이스라인을 조금씩 벗어나는등 난조를 보여 세 세트를 내리 잃고 말았다. 지난주 삼성오픈 1회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친 이형택은 침술과 재활 훈련을 병행하며 컨디션 회복에 힘썼지만 이날 제대로 발리를 시도하지 못하는 등 안타까운모습을 보였다. 이형택은 3주전 프랑스오픈 1회전을 앞두고도 연습 도중 복부 근육을 다쳐 결국대회를 기권하는 등 앞으로 실력 향상보다 컨디션 유지와 부상 방지가 더 큰 숙제로남게 됐다. 연습량이 부족한 것이 아쉬웠다는 이형택은 "무릎은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프랑스오픈 때 다친 갈비뼈 부근이 아파 서비스 리턴이 되지 않았고 네트 플레이도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이형택의 탈락으로 한국의 유일한 희망으로 남은 윤용일(삼성증권)은 26일 밤열리는 1회전에서 7번시드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와 맞붙는다. 세계랭킹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힝기스는 허리 통증으로 컨디션이 안 좋은 가운데 출전한 여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83위 비르히니아 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에0-2(4-6 2-6)로 완패하고 말았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기록된 힝기스의 1회전 탈락은 99년 대회 1회전에서연습상대였던 옐레나 도키치(유고슬라비아)에 패해 떨어진 뒤 2년만이며 여자단식톱시드의 탈락은 윔블던 역사를 통틀어 4번째다. 부상이 변명이 될 수 없다고 한 힝기스는 "움직이기가 두려웠다"고 털어놓았고의외의 승리를 거머쥔 파스쿠알은 "아직도 꿈꾸는 기분이다.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잔디코트의 황제' 샘프라스는 프란시스코 클라베트(스페인)를 3-0(6-4 7-6 6-4)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올라 최다인 통산 8번째 우승과 함께 비외른 보리(스웨덴.은퇴)가 보유한 대회 5연패 타이기록을 향해 기분좋게 출발했다. 19개의 서비스에이스를 터뜨린 샘프라스는 이날 승리로 윔블던에서 29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통산 54승1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자랑했다. 또 호주와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는 4번시드 제니퍼캐프리아티(미국)는 마리아 알레한드라 벤토(베네수엘라)를 2-0(6-3 6-2)으로 가볍게 제쳤다. 91년 윔블던에서 최연소(15세) 4강 진출자로 기록됐던 캐프리아티가 정상에 오른다면 모린 코넬리(1953년), 마거릿 코트(1970년), 슈티피 그라프(1988년) 등 아직까지 3명 밖에 이루지 못한 '진짜 그랜드슬램'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한편 12번시드를 받은 젠 마이클 갬빌은 크리스 우드러프(이상 미국)에 져 탈락한 반면 갬빌과 함께 미국의 차세대 주자로 불리는 앤디 로딕은 이보 호이버거(독일)를 3-0으로 따돌리고 윔블던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자단식 4번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 6번시드인 홈코트의 팀 헨만(영국), 8번시드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 11번시드 토마스 요한손(스웨덴), 13번시드아르노 클레망(프랑스), 15번시드 로저 페더러(독일) 등은 모두 2회전에 안착했다. 여자단식 4번시드 유스티네 헤닌(벨기에)과 5번시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10번시드 엘레나 데멘티에바(러시아), 12번시드 막달레나 말리바, 13번시드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 15번시드 상드린 테스튀드(프랑스) 등도 1회전을 무사히 통과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