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완벽한 구원 역투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김병현은 24일(한국시간) '투수들의 무덤'인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뺏으며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팀의 9 대 5 승리를 이끌었다. 김병현은 이로써 올 시즌 3승2패3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으며 방어율도 3.35로 끌어내렸다. 이날 승리로 통산 10승 고지를 밟은 김은 탈삼진 2백개(통산 2백3개) 고지도 돌파했다. 8회말 5 대 5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애리조나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자신이 가장 까다로운 타자라고 밝힌 4번타자 토드 헬턴을 삼진으로 잡아 승리를 예감했다. 기세가 오른 김병현은 지난 4월15일 솔로홈런을 허용했던 제프 시릴로를 제물로 2백 탈삼진을 올린 후 6번 토드 워커마저 공 3개만으로 간단히 잠재웠다. 김병현의 호투에 화답하듯 애리조나 타선도 9회초 폭발했다. 애리조나는 1사 1,2루의 득점 찬스에서 에루비엘 두라조의 결승 적시타에 이어 레지 샌더스가 3점홈런을 쏘아올리며 김병현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9회말 부담없이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선두타자 대타 그레그 노턴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은 뒤 브렌트 메인과 브룩스 키쉬닉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2이닝 동안 김병현의 공에 제대로 방망이라도 맞춰 본 타자는 노턴이 유일할 정도로 이날 김의 투구는 흠잡을 데 없었다. 29개의 공 가운데 20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아넣을 만큼 컨트롤도 완벽했으며 최고 구속은 1백46㎞로 측정됐다. 김은 이날 무실점으로 지난 10일 캔자스시티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부터 8경기,13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애리조나의 보브 브렌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김병현의 공은 마치 플라스틱 원반처럼 타자 앞에서 휘어져 도저히 칠 수 없을 정도였다"며 극찬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