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 아마 대부분은 "어떻게 하면 스코어를 1타라도 줄일 것인가"일 것이다. 스코어를 줄이는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레슨을 철저하게 받거나 연습을 부단히 하는 일, 또는 라운드를 자주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골프장비를 잘 선택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특히 골프장비를 선택하는 것은 시간적 투자 없이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골퍼들의 관심이 많다. 장비중에서도 드라이버가 골퍼들의 주목대상이다. 골퍼들은 예나 지금이나 비거리에 대한 욕망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시장에 나온 드라이버들을 보면 하나의 특징을 발견할수 있다. 헤드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3백cc는 기본이며 어떤 것은 4백cc를 넘는다. "헤드가 어린이 머리만큼 크다"는 말이 결코 과장된 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드라이버중 헤드가 가장 큰 것은 국산메이커 맥켄리인터내셔널에서 내놓은 "수퍼텍-21"로 무려 4백20cc에 달한다. 그 다음은 테일러메이드에서 내놓은 "300시리즈" 제품으로 헤드크기가 3백.3백20.3백60cc 세 종류가 있다. 윌슨에서 최근 시판하기 시작한 "딥 레드" 드라이버도 로프트 10.5도짜리는 헤드크기가 3백60cc다. 올리마에서 개발한 "HIP TI시리즈"는 헤드크기가 최대 3백40cc이며 캘러웨이 "ERC II"는 3백35cc다. 또 핑의 "TiSI" 드라이버는 3백23cc, "투어에지 바주카"는 3백20cc, "타이틀리스트 975J"는 3백10cc, "미즈노 300S"는 3백cc의 헤드를 장착했다. 헤드가 커지면서 샤프트도 덩달아 길어지고 있다. 아마추어들이 45인치를 쓰는 것은 이제 보편화됐고 어떤 사람들은 동양인으로는 버겁다 싶을 정도인 46인치짜리를 사용한다. 헤드크기가 3백30cc 이상인 드라이버의 샤프트는 46인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듯 하다. 드라이버의 헤드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클럽제조기술 발달 덕분이다. 종전 제품보다 헤드를 크게 해도 전체 헤드무게는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가볍게 만들 정도로 소재가 다양화되고 제조기술도 향상됐다. 헤드가 크면 그에따라 스윗스폿도 넓어지게 마련이다. 볼이 헤드의 중간부분은 물론 가장자리에 대충 맞아도 어느정도 거리가 보장된다. 미스샷 발생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는 비록 아마추어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최경주나 박세리같은 세계적 선수들도 최근엔 3백20cc나 3백60cc짜리 드라이버를 사용하며 그것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헤드크기의 대형화와 더불어 샤프트가 길어지면 원심력 증대로 헤드스피드는 높아질수밖에 없다. 이 역시 거리를 늘려준다. "크고 길게"라는 두 단어가 상호 선순환을 하며 골퍼들의 비거리 욕망을 충족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