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권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한 판이었다. 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 프랑스와 브라질의 준결승전은 관중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일진일퇴를 거듭한 두 팀의 빠른 플레이는 관중들을 잠시도 한 눈 팔지 못하게했고 정확한 패스에 이은 날카로운 슛은 연신 환호성을 자아냈다. 말로만 듣던 세계 1, 2위간 격돌은 국내 프로축구의 느림보같은 경기에 익숙해있던 팬들에게 축구가 얼마나 재미있고, 왜 마약이라는 말까지 생겼는 지를 피부로느끼게 했다. 이날 프랑스와 브라질은 숨돌릴틈 없이 밀고 밀리는 공격과 몸을 사리지 않는플레이로 국내 팬들이 함성을 지르며 열광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나란히 공격적인 4-4-2전술을 기본으로 한 두 팀은 골키퍼 2명을 제외한 20명이기본적인 위치를 지키면서도 공-수를 넘나들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양 측면 수비수들조차 뛰어난 발재간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 상대팀 코너부근까지 오버래핑하며 공격의 무게를 더했고 수비시에는 최전방공격수조차 공을 뺏기 위해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 안간힘을 썼다. 또 과감한 태클, 한치도 양보않는 몸싸움, 그리고 간간이 벌어진 신경전도 승패에 연연한 꼴불견이라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두 팀은 세계 1, 2위를 다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야 되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프랑스는 실벵 윌토르, 니콜라 아넬카, 유리 조르카에프 등이 미드필드에서부터한 번에 패스된 볼을 과감한 슛까지 연결하며 힘의 축구를 보여줬고 브라질은 현란한 발기술과 짧은 패스로 상대 골문까지 압박해 들어가는 삼바축구를 자랑했다. 비록 두 팀 모두 최정예 멤버중 일부가 빠진 채 경기했지만 전, 후반 90분동안관중들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잊고 경기에 빠져들어 '돈이 아깝지 않았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수원=연합뉴스) sungj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