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에서 선전하고도 아쉽게 4강 문턱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대표팀의 각종 문제점을 적시하면서 발전을 기원했다. 컨페드컵 4강 탈락에 즈음해 한국 축구의 현주소와 개선 방안, 관전평 등을 축구 전문가들에게 들어본다. ▲정종덕 건국대 감독=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느꼈다. 패스워크가 날카롭지 못하고 경기를 이끌어가는 능력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포지션별 선수 기용에도문제가 있다. 전담 마크맨으로 기용된 최성용이 날개로 나선 것이나 순발력과 파워가 뒤지는 일부 선수들이 미드필더로 중용된 것이 단적인 사례들이다. 수비 역시 전체적인 짜임새와 두뇌회전에 문제를 보였다. 히딩크 감독이 선수를 제대로 파악했는지도 의문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공격과 수비에 있어서 상대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전술 마련이 되지 않았다. 특히 수비 부분에서는 상대방의 스루패스 한방에 수비진이 일제히 무너지는 무력함을 반복했다. 참패한 프랑스전은 말할 것도 없고 마지막 경기인 호주전에서도 비록 이운재의 선방으로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수비의 개선점은 보이지 않았다. 공격에서 날카로움이 없었던 것도 시급히 보완해야 할 문제다.2차전인 멕시코전에서도 득점을 더 할 수 있었는 데도 2-1로 경기를 마친것은 이 때문이다. ▲조광래 안양 LG 감독= 현재의 선수들로 월드컵 16강 진출은 무리다. 선수들은고교때 이미 기본기가 완성돼 있어야 한다. 지금 대표팀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세계 강호들과 겨룰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기 힘들다. 한국은 오래 전부터 고교생을 중심으로 월드컵을 준비했어야 했다. 히딩크는 월드컵이 끝나면 돌아갈 사람이다.2002 월드컵에만 매달리고 장래를 준비하지 않느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없다. ▲최만희 전북 현대 감독= 지금부터라도 유망 꿈나무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훈련.지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선수들이 빠른 축구를 몸에 익히는 게 급선무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은 자신감이 결여돼 있었다. 응집력을 보였어야 했는 데 부담감을 갖다보니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프랑스 등 강팀과의 경기에는 수비를 강화해 초반 선제골을 허용치 않고 심리적 안정감을 가졌어야 했는 데 그렇지 못했다. 강팀과 약팀에 필요한전술 부재가 아쉬웠다. 또 미드필드에서 볼을 지나치게 오래 갖고 있는 단점도 발견됐다. (수원=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