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진 KBS아나운서는 엄청난 장타자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평균 2백85야드에 달하고 잘 맞으면 3백야드까지 나간다.

조씨의 장타는 탄탄하게 단련된 하체에서 나온다.

고교시절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했고 대학 때는 보디빌딩을 해 남보다 하체가 강하다.

그는 골드CC 마스터코스 3번홀(2백89야드),태국의 파인허스트골프장 3백30야드짜리 홀 등 국내외 골프장의 파4홀에서 여러 차례 1온을 해봤다.

최근에는 양주CC 12번홀(5백75야드·파5)에서 2온을 시키기도 했다.

장타자들은 OB가 많은 법.

조씨도 예외는 아니다.

한 번은 한 라운드에 OB를 10개 내고 90타를 친 적도 있다.

지난 90년 골프에 입문한 조씨는 독학으로 샷을 배웠다.

당시 에피소드.

길이가 50야드 되는 연습장을 다녔는데 7번아이언을 들고 계속해서 50야드 정도만 쳤다.

그 이상을 치면 안되는 줄 알고….

조씨는 입문 후 3년 정도 ''나홀로 골프''를 치다가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레슨을 받으니 미스샷이 줄고 아무래도 연습장을 자주 가게 되더군요.1년쯤 지나니까 ''싱글''실력이 됐죠"

그러나 장타 욕심은 3년 전 ''엘보'' 부상으로 이어졌다.

조씨도 여느 장타자들처럼 거리에 욕심을 내다보니 강한 스틸 샤프트를 쓰게 됐고 그것으로 찍어치다가 다치게 됐다.

어떤 때는 소줏잔도 들지 못할 정도로 그의 부상은 심했다.

그동안 안해본 치료가 없었다.

불침도 맞아보고,스테로이드 주사도 맞았다.

유명하다는 의사에게 진찰도 받았지만 완쾌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가벼운 아령으로 근육강화 등 재활운동을 병행하면서 팔목 보호장구를 끼고 골프를 친다.

조씨는 "스트레칭 없이 곧바로 스윙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몸을 충분히 풀어줘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

93년부터 골프중계를 해온 조씨는 초창기만 해도 ''KBS가 웬 골프중계냐''며 항의전화를 받았지만 요즘은 ''KBS에서 골프중계를 자주 해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곤 한다며 골프가 많이 대중화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골프중계를 할 때는 단순히 경기상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수들의 샷을 분석해 아마추어골퍼들이 한수라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