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컵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가 열린 11일 오전 레이크사이드CC.박세리(24)는 티오프 시각(오전 11시2분) 40분 전 연습그린에서 코치인 토머스 J 크리비가 지켜보는 가운데 퍼팅연습을 했다.

크리비는 홀 뒤에서 박의 퍼팅을 관찰하고 스탠스와 거리 등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다.

박세리가 1번홀(파5) 티샷을 끝낸 후 기자와 크리비는 가까운 거리에서 박세리의 샷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박세리가 지난해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나.

"풀스윙이 조금 나아졌고 특히 쇼트게임 기량이 향상됐다.

골프에 임하는 태도와 코스매니지먼트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박세리의 강점과 약점,보완할 점은 무엇인가.

"박세리는 드라이버샷 거리나 정확도가 좋다.

그리고 벙커플레이를 아주 잘한다.

다만 쇼트게임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올 시즌 박세리가 몇 승을 더 할 수 있겠나.

"현재 2승을 했는데….세 번 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연습할 때 어디에 주안점을 두는가.

"쇼트게임이 일관되도록 하고 스윙의 메커니즘과 정확성에 신경을 쓴다.

코스에 나가면 매니지먼트와 게임플랜을 지혜롭게 세우는 방법을 가르친다"

-박세리와 애니카 소렌스탐의 차이점은.

"쇼트게임과 코스매니지먼트에서 박세리가 다소 뒤진다.

소렌스탐은 박세리보다 일곱살이 더 많기 때문에 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스마트한 코스전략을 짠다.

하지만 박도 나아지고 있다.

전반적인 샷 실력으로 치자면 박세리가 소렌스탐보다 낫다고 할 수 있다"

때마침 박세리가 세컨드샷을 했는데 볼이 약간 오른쪽으로 휘면서 그린 우측 벙커에 빠지자 크리비는 "박세리가 벙커샷을 어떻게 하는지 잘 보라"며 씩 웃었다.

박은 봐란듯이 기가 막힌 벙커샷으로 볼을 홀 1.5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았다.

크리비는 손을 들어 박에게 환호를 보냈다.

골프선수 출신의 크리비는 놀랍게도 아마추어 시절 타이거 우즈를 꺾은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93년 뉴욕에서 매치플레이로 열린 먼로인비테이셔널에서 타이거 우즈를 3&2(2홀 남기고 3홀차로 승리)로 이겼다는 것.

94년에 프로가 됐는데 1년 정도 하다가 95년에 ''데이비드 리드베터 골프아카데미''에 들어가 수석코치가 됐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