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림실업 이호철(52) 회장은 지난 94년 골프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라운드한 스코어카드를 모두 갖고 있다.

1천여장에 육박하는 스코어카드에는 그날 그날 잘못한 샷과 잘한 샷에 대한 설명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라운드 도중 잊지 못할 일도 기록돼 있다.

함께 라운드한 동반자들의 샷에 대해서도 써놓았다.

물론 그는 연습할 때 스코어카드에 적힌 내용들을 중심으로 샷을 개선해나간다.

이러한 꼼꼼함과 부지런함 때문에 이 회장은 골프 입문 1년 만에 ''싱글''에 입성했다.

이 회장도 여느 골퍼들처럼 샷이 무너져 고생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싱글''을 치다가 어느날 갑자기 90타대로 스코어가 몰락한 것.

"1년 정도 열심히 배워 싱글을 이룩한 후에는 혼자서 연습을 했죠.그랬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익힌 스윙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내 스스로 변형시킨 스윙만 자꾸 나오더군요. 나중에는 기본 스윙과 변형 스윙이 뒤죽박죽이 되고 그때부터 계속 리듬이 깨져 6개월 정도 슬럼프에 빠졌지요"

그가 ''싱글''로 다시 복귀한 것은 레슨을 받으면서부터.

그래서 이 회장은 스윙의 기본 동작을 익히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간간이 레슨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또한 힘을 빼고 스윙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기까지 인내를 갖고 연습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말한다.

스코어를 줄이고 싶은 욕심에 스윙을 변형시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

그는 90타 이상을 치는 아마추어가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선 쇼트게임 실력 연마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드라이버나 아이언샷은 누구나 어느 정도 거리를 내고 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수와 하수 차이는 쇼트게임 기량에서 판별이 납니다. 자신만의 다양한 쇼트어프로치 공략법을 갖춰야 하고 퍼팅도 손에 감각이 살아 있도록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 회장이 또 하나 권하는 조언은 골프를 배울 때는 자신보다 실력이 나은 사람과 라운드하라는 것.고수들과 자주 라운드하다 보면 샷과 코스공략법 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현재 12개 골프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골프를 하게 되면 누구나 모임을 하나 이상씩 갖게 됩니다. 골프는 자기 양심을 내놓고 하는 운동인데 자신을 속이면 어떤 모임에서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내가 손해보더라도 남에게 후하게 해보십시오.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됩니다"

구력 7년의 싱글골퍼가 깨달은 경험담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