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세돌(18) 3단에게 연패하며 난조를 보여온 이창호(26) 9단이 제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우승을 이끌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 레인보호텔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한국팀 주장인 이 9단의 상대는 일본의 주장 가토 마사오(54) 9단.

가토 9단은 ''대마킬러''라는 별명으로 젊은 시절 일본 바둑계를 풍미했던 인물.

비록 전성기가 지났다곤 하지만 가토는 이 9단과의 대국 전날 한국팀의 ''영원한 주장''으로 3연승에 도전하던 조훈현(48) 9단을 상대로 특유의 두터운 바둑을 선보이며 백 3집반승을 거둬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특히 이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도 2승1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팀으로선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9단 앞에 따라붙는 ''세계최강'' ''신산(神算)''이라는 말은 그저 얻은 말이 아니었다.

흑을 든 이창호는 초반 백의 두터움에 밀리는 듯했지만 중반 이후 착실한 실리작전으로 맞서 집 차이를 벌려 나갔다.

세불리를 감지한 가토는 대마킬러라는 별명 그대로 총공격에 나섰으나 이창호의 철벽방어에 힘한번 쓰지 못하고 불과 1백59수 만에 돌을 던지고 말았다.

종국 직전 집차이는 반면으로 20여집이나 나 있었다.

한국은 이 9단의 승리로 종합전적 7승4패로 우승을 확정지으며 ''국가대항전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