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골퍼들의 상당수는 보통 아마추어골퍼와 달리 운동신경이 뛰어나거나 1주일에 2∼3차례 필드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골퍼들이 은연 중에 이들의 싱글 실력을 폄하하기도 한다.

''나도 자주 필드만 나가면 싱글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그런데 서울 명동에서 성형외과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엽 원장의 경우를 보면 ''싱글 입성''은 반드시 타고난 체력과 시간만 있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닌 것 같다.

이 원장의 골프생활은 여느 아마추어와 별로 다른 게 없다.

서울대 의대 출신인 그는 학창시절 운동보다는 공부에 전념했고 골프에 입문한 이후에도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만 필드에 나갔다.

그런데도 그는 골프입문 후 1년8개월 만에 싱글에 올랐다.

이 기간 중 레슨을 받은 것은 입문 때 3개월이 전부.

그렇다면 비결은 무엇인가.

요는 꾸준하게 골프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공부하듯이 골프를 배웠어요.레슨책을 틈틈이 읽고 비디오도 보면서 모르는 것은 동료나 레슨프로들에게 끊임없이 물었지요"

핸디캡이 7인 이 원장은 1년 전부터 ''평생학습'' 개념으로 레슨을 받고 있다.

"70대 중후반에서 타수가 더 이상 줄지 않더라고요.입문할 때 레슨을 너무 단기간 받아서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어요.골퍼들은 스코어를 줄이려면 스윙폼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는 "입문하는 분들은 1∼2년간 지속적인 레슨을 받으면서 자신의 스윙을 자신감 있는 스윙으로 계속 ''성형''해야 한다"고 성형외과 의사답게 ''스윙 성형론''을 폈다.

이 원장이 스코어 향상의 특효약으로 처방전을 써준 것은 ''20∼50야드 어프로치샷''이었다.

그는 "20∼50야드에서는 여러 채를 쓰기보다 한 채를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80∼90%의 정확도를 길러야 한다"며 "최소한 10번 중 절반은 1퍼팅으로 넣을 수 있는 거리에 갖다 놓아야 싱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거리가 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스윙시 상체와 하체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임팩트 때까지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하면 어깨가 먼저 나가거나 채를 잡아채는 등의 미스샷이 유발됩니다"

그는 장타를 치기 위해 평소 아령으로 왼손목과 팔뚝 힘을 강화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턱뼈와 광대뼈 시술 전문의인 이 원장은 민감한 성형수술로 인해 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골프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아마추어골프 정상의 자리에 서보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