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골퍼들은 2000년 한햇동안 골프를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혹 뚜렷한 추억거리가 없는,"그저 그런" 한해를 보내지는 않았는가.

그런 골퍼들은 이 해를 마무리하면서 단 한번만이라도 기억에 남는 라운드를 시도해볼만 하다.

헤드업이 고질인 골퍼들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나마,단 한번이라도 임팩트직후까지 시선을 볼에 붙잡아두어보자.

십중팔구 새로운 느낌이 들 것이다.

다행히 샷감이 좋으면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해 새해 플레이에서도 시도해봄직 하다.

퍼팅이 매번 짧은,그래서 "공무원 퍼팅"이 트레이드 마크인 골퍼라면 한번 길게 쳐보라.3퍼팅,4퍼팅이 뭐 대수인가.

홀을 지나게끔 쳐서 결과가 좋다면 천만다행이요,홀인이 안되더라도 "나도 길게 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새해를 맞이할수 있을 것이다.

"기브"(OK퍼팅)없이 한 라운드를 마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끝까지 홀아웃하고 스코어를 세어보면 평소 스코어보다 3~5타는 더 나올 것이다.

거기에서 겸손을 배울수도 있고 프로들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맛볼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스코어는 직접 적어보자.

골프에 입문한뒤 한번이라도 스스로 스코어를 계산해 적어본 적이 있는가.

이 세상에서 스코어 기입을 캐디에게 맡기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한다.

스코어를 스스로 적다보면 자신의 양심을 지키지 않을수 없다.

부수적으로는 캐디들의 노고도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정말 권하고싶은 한가지.

핸드폰을 라커룸에 놓거나 아예 꺼놓고 한 라운드를 해보는 것이다.

핸드폰 소리때문에 정신이 산란해지고 샷을 망친 적이 어디 한 두 번인가.

"기억에 남는 2000년 마지막 라운드"는 골퍼들 각자 만들기 나름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