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의대교수가 "비타민C가 여러 질병에 효능이 있다"고 주장한뒤 "비타민 파동"이 일어나면서 비타민의 효능과 부작용에 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 해부학교실 이왕재 교수는 이 프로그램에서 "비타민C는 많이 먹어도 탈이 없고 고혈압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바람에 서울시내 대형약국에서는 지난 7일 방송이 나간후 재고가 완전 소진될 정도로 비타민이 팔렸으며 일부 고혈압환자는 고혈압약을 끊고 비타민C만 먹겠다고 고집해 의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의료계에서는 개인적인 임상경험이 여과없이 방송됐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번 파동을 계기로 비타민의 효능과 적정한 용법을 알아본다.

<>식품인가 약인가=원칙적으로 비타민은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게 흡수율도 높고 과량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없다.

미국립보건원은 하루 다섯차례 이상 채소나 과일을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육식을 선호하는데다 인스턴트 식품이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현대인들은 차선책으로 비타민이 함유된 알약을 복용하는게 권장되고 있다.

비타민은 직접적인 질병치료효과가 없기 때문에 식품에 가깝다.

미국 등 서구의 경우 비타민은 건강보조식품으로 취급돼 약국은 물론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된다.

비타민은 당뇨병 고혈압 암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백내장 노안 골다공증 대사장애질환 등 거의 모든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예방에 기여하는 측면이 클뿐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적정한 복용량=이 교수의 주장처럼 하루 1천~3천mg 의 비타민C를 복용하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1970년대 노벨상 수상자인 라이너스 폴링 박사는 적정 권장량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C를 복용하면 각종 질환이 치료될수 있다는 "메가도스"복용법을 주창,당시 미국 전역에 비타민 파동을 일으켰다.

그는 개인적인 임상경험을 들어 암환자의 경우는 매일 10~18g의 비타민C를 복용하면 생존기간을 현저하게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또 감기에는 하루1g정도를 복용하면 회복기간이 37%나 감소된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은 "다방면에 걸쳐 연구했지만 폴링 교수의 주장과 같은 효과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비타민C를 과량 복용하면 민감한 사람일 경우에는 구토 설사 신장결석 통풍 혈액순환장애 등이 유발될수 있다.

개인차가 심해 어떤 사람은 하루 5백mg만 복용해도 설사와 경련을 일으키는 반면 어떤 사람은 내성이 생겨 1천~3천mg을 복용해도 이상이 없다.

일반적으로 비타민C처럼 수용성인 경우에는 과량 복용해도 몸에 축적되지 않는다.

특히 식품으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독성을 일으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나 알약으로 복용하는 경우에는 단일 화학성분이라 독성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또 고용량을 복용하다 중단하면 금단증상으로 괴혈병(비타민C 결핍증의 하나로 잇몸 출혈)이 생길수도 있다.

또 과학잡지인 네이처지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30명의 건강한 사람들이 6주동안 하루에 비타민C를 5백mg 을 복용케 했더니 백혈구의 DNA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C가 항산화제로서 유해산소에 의한 DNA손상을 방어하지만 과량 투여되면 오히려 산화촉진제로 돌변할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결과다.

또 지난 3월 미국심장학술회의에서는 비타민C 보충제를 5백mg 씩 1년 이상 복용한 사람이 전혀 복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동맥경화위험이 2.5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온바 있다.

비타민이 암세포를 죽지 않게 해 오히려 해롭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비타민이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이미 암에 걸린 사람에게는 해로울수 있다.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비타민C 1일 섭취권장량은 55mg 이다.

식생활습관 생활환경 스트레스 운동량 등에 따라 필요량이 늘어난다.

또 지난 98년에 발표된 외국의 한 임상시험결과에 따르면 비타민C가 건강증진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채소 과일 등 식품으로 하루 2백 이상 섭취하는게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하지만 정제로 섭취할때는 하루에 5백mg 을 초과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국내 시판되고 있는 비타민C제품은 5백mg 짜리가 가장 함량이 높다.

이를 하루에 두세알씩 먹으면 문제가 생길수 있고 돈낭비다.

비타민 A,D,E 등 지용성비타민은 정상인이라도 과량 복용해선 안된다.

비타민E는 설사를 유발하며 비타민D는 하루 권장량의 다섯배만 초과해도 식욕감퇴 변비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자료제공 한국비타민정보센터(02)3442-2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