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렬 코오롱 회장 ''지주회사'' 설립 제의 ]

대기업들이 소유한 골프장을 통합,운영하는 방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재계 골프장 통합론"을 강력하게 펴고 있는 사람은 코오롱그룹의 이웅렬 회장.

이회장은 최근 공.사석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대기업 소유 골프장을 통합해 "지주회사"로 가는 방안을 일부 기업 대주주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일종의 무수익 자산처럼 돼 있는 골프장을 통합하면 관리경비를 35% 가량 줄일 수 있고 영업상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골프장 30개를 합치면 자산규모만 2조원대가 되는데 회원권을 한 골프장마다 1백명에게 10억원씩에 팔면 3조원이 된다는 것.

게다가 골프장 주변에 콘도 등을 지어 분양하면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이 회장은 국내 대기업들을 이끌어가고 있는 실세들과 널리 친분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이 이미 이들과 사전조율을 마친 상태여서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 회장이 골프실력도 뛰어난데다 국내에서 우정힐스CC를 운영해본 경험까지 가지고 있어 아이디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컨소시엄이 이뤄지면 대기업이 안고 있는 부채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코오롱측에서는 이 회장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실무팀을 발족시킬 계획이다.

◆문제점은 없는가=현재 25개 대기업이 모두 40여개의 회원제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각 기업들의 채무 보증관계 등 골프장과 연루된 복잡한 경영상태를 어떻게 정리하고 통합할 것인지 등 난제가 많이 도사리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이 ''부킹'' 때문에 골프장을 소유한 데 비해 경영상태는 그리 좋지 않은 게 현실이다.

새로 통합된 회원권을 팔 경우 기존 회원들의 반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1억∼2억원 하던 회원권이 10억원이 되면 법인 말고는 개인이 보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