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스포츠도 그렇겠지만 골프는 룰과 매너에 굉장히 신경 써야하는 스포츠라고 하지요.

특히 룰이란 것, 상당히 쉬운것 같지만 제대로 지키기란 정말 힘들지요.

한마디로 "자신안에 숨어있는 악마"와의 한판에서 이겨야 하는 게 골프 룰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골프를 잘 치는 사람들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골프룰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실천하며 플레이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더군요.

최근에 이런 손님들과 라운드했습니다.

한사람은 "싱글"수준이었고 나머지 두 분은 80대 중후반.그리고 마지막 한 분은 1백타대 초반.

그분은 골프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분이라고 하시더군요.

초보분들은 룰에 관해서 잘 알지 못하는 편인데 그 분만은 달랐습니다.

"배판"이 돼 한 타에 2만원하던 홀이었어요.

그 초보분 티샷을 했는데 OB인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더군요.

OB가 아닐거라 굳게 믿고 잠정구도 치지 않았는데 가서 봤더니 OB말뚝 바깥선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었답니다.

다른 분들은 아직 그 상황을 못 본 상태였구요.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전 시치미 뚝 떼고 그 볼을 발로 "톡" 차서 슬쩍 꺼내놓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분 나를 보며 씨익 웃으시며 하는 말 "고마워 언니".

그러시더니 아! "바보같이"(죄송) 돌아서서 너무도 씩씩하게 "얘들아 나 OB났어"라고 큰 소리로 외치십니다.

그러면서 "언니, 언니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데 이러면 골프가 재미없잖아.나를 속이면서까지 골프를 하고 싶진 않아"

앗! 이런 창피가.

그때의 부끄러움이란...

그분은 볼은 그리 썩 잘 치는 분은 아니었지만 자신에게 만큼은 아주 정직한 플레이를 하고 계시던 분이었지요.

그렇다면 싱글분은 어땠을까요.

싱글분은 싱글이기 때문에 늘 싱글을 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건 아닌지요?

홀은 기억안나지만 한번은 그 싱글분 볼이 디보트 자국에 들어가 있었는데 은근슬쩍 옆으로 꺼내놓고 치시는 걸 보았답니다.

그렇게 친 볼이 잘 갔을까요?

몰래 친 볼은 절대 잘가지 않습니다.

원인이 뭔지 몰라도 속이고 치면 맘이 급해지는지 자연히 스윙도 빨라집니다.

설사 온그린에 성공해도 지은 죄가 있으면 꼭 3퍼팅 한다는거.우리들의 쪽집게 통계입니다.

결국 그 싱글분은 더블파를 기록했고 그후에도 그렇게 잘 맞던 드라이버샷이 흔들리더니 90타대 근처 스코어를 내고 말았답니다.

그렇게 한순간을 위해 너무 당당하게 규칙을 어기는 골퍼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캐디들은 골프를 못쳐도 룰을 지키면 긴장합니다.

"이분 장난 아니네"하고 홀이 지날수록 존경하게 됩니다.

초보분처럼 규칙을 제대로 알고 그것을 지키고 자신을 속이지 않은 정직한 플레이를 했을때 그런 분이 진정 골프의 주인이십니다.

골프스카이닷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