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입문한 지 오래된 골퍼들도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범프 앤드 런''(bump-and-run)은 골프가 시작될 때부터 있었던 가장 오래된 형태의 샷중 하나다.

우리가 흔히 나무 밑이나 장애물이 주위에 있을 경우 미들아이언을 사용해 가볍게 페어웨이로 볼을 빼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구사하는 샷이 범프 앤드 런과 흡사하다.

이 샷은 원래 단단하고 빠른 그린을 공략하기에 가장 적합한 어프로치샷이다.

바람이 많이 불고 해안지형의 특색이 있는 링스(links)코스에서 라운드를 해본 경험이 있는 골퍼들은 이 샷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을 것으로 믿는다.

요즘에는 두세 가지의 웨지를 사용해 볼에 많은 스핀을 주는 피치샷이 어프로치샷의 주류를 이룬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겨울이나 봄철의 단단한 그린과 만만치 않은 바람을 생각해 보면 범프 앤드 런은 꼭 익혀두어야 할 샷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샷은 홀이 워터해저드에 가깝게 위치해 피치샷이 불안할 경우에도 자주 사용된다.

범프 앤드 런은 피치샷과 칩샷의 중간형태인데 5번이나 6번아이언을 사용하며 낮게 띄운 볼이 그린 앞 페어웨이나 러프에서 두세번 바운스된 후 홀까지 굴러가도록 하는 샷이다.

볼의 스핀이 거의 없고 그린 앞에 볼을 떨어뜨려 굴린다는 점에서 ''펀치샷''과는 구분된다.

펀치샷은 낮은 탄도로 볼에 많은 스핀을 줘 직접 그린을 공략하는 샷으로 다음 기회에 설명하기로 한다.

범프 앤드 런을 구사하기 위한 셋업은 피치샷의 그것과 같다.

왼발을 약간 오픈시켜 주고 볼이 중앙에서 약간 뒤쪽에 놓이도록 스탠스를 잡으면 된다.

스윙은 절반 정도만 해주고 손목이 많이 코킹되지 않도록 한다.

핵심은 볼에 접근하는 클럽헤드의 각도가 가파르지 않게 주의하면서 볼을 쓸어치듯이 임팩트한 후 낮고 길게 폴로스루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US·KPGA티칭프로 golfpaulkim@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