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끝난 슈페리어오픈에서 최경주는 첫날 1,2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했다.

첫 홀 보기를 했을 때 최경주는 캐디를 돌아보면서 이렇게 물었다.

"동생아,첫 홀 보기는 도대체 뭐냐?"

국내에서 늘 최경주의 백을 멨던 캐디는 이렇게 답했다.

"살림 밑천입니다요,형님"

최경주는 늘 첫 홀 보기를 살림밑천이라 말한다고.

최경주는 말 그대로 보기를 밑천으로 버디를 모아 결국 우승컵을 차지했고….

사이트의 어떤 필자가 쓴 이 글은 ''첫 홀 보기''에 대해 멋진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마추어들도 "첫 홀 보기는 좋은 거여….더 바라면 안되지"라는 얘길 엄청나게 많이 한다.

스코어상으로는 버디나 파가 확실히 더 좋은 것.

그런데도 보기가 살림밑천이 되는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첫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이후의 3개홀 안에서 꼭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가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심리적 무리''다.

스타트가 워낙 좋으니 보기 찬스에서 파를 잡으려 하다가 무너지는 것.

그게 바로 아마추어들의 통상적 흐름.

첫 홀 파도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다.

첫 홀에서 더블보기 이상을 해도 논리는 전혀 변하지 않는다.

더블이나 트리플보기를 한 것은 샷이 안좋다는 뜻인데 그 컨디션을 가지고 첫 홀의 몰락을 복구하려 하니까 스코어가 더 부풀려진다.

첫 홀 더블보기 이후 3개홀 안에서 파가 안 잡힌 날은 대개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날이다.

반면 첫 홀에 보기를 하면 모든 게 평온해진다.

보기를 하려면 반드시 한번 이상의 미스샷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 보기를 했다는 것은 그 미스샷을 잘 추슬렀다는 의미가 된다.

첫 홀의 위기를 넘겼으니 자신감도 붙고 다음 홀에서의 기본자세도 평화롭다.

조용히 자신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골프가 되는 것.

프로들도 첫 홀 보기를 ''살림밑천''이라고 하니 아마추어들이 더 바랄 게 있는가.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 서서 ''슬슬 살림밑천이나 마련해 볼까''하면 그날 라운드는 분명 평온 속에 도약이 이뤄질 것이다.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대표 hksky@golfsk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