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임기를 마치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그는 역대 미대통령가운데 골프를 가장 사랑한 골퍼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시중에서는 그가 "멀리건"을 좋아하는 대통령이라고 소문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듯하다.

미 골프다이제스트(11월호)가 그와 골프에 관한 인터뷰를 한 내용을 요약한다.

-재임시 골프를 평가한다면.

"나는 대통령 재임시 핸디캡이 내려간 유일한 대통령일 것이다.

프로골퍼 및 상급자들과 자주 플레이하면서 조언을 들은 덕분이다"

-많은 대통령들이 골프를 좋아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첫째 골프는 사교하는 데 아주 좋은 스포츠다.

둘째 동반자의 성적이 어떻든 항상 자기와의 경쟁이라는 점이다"

-골프는 얼마나 자주 하는가.

"매월 3회 정도이며 여름에는 월 5회까지 할 때도 있다"

-핸디캡은.

"12 정도다.70대 스코어도 열다섯번 정도 낸 것 같다"

-''멀리건''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말 그런가.

"소문이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동반자들이 터무니없는 샷을 했을때 ''하나 더 치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도 똑같은 기회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홀인원은 해보았는가.

"못했다.15세 때 볼을 홀에 1인치 정도 붙인 것이 가장 가까운 샷이다"

-기억에 남는 샷은.

"주지사시절 경쟁자들이 인정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하루는 목요일 오후였는데 스트레스를 풀겸 약속도 뒤로 미루고 라운드를 했다.

4백35야드짜리 파4홀이었는데 드라이버샷을 2백60야드 보낸 뒤 홀까지 1백75야드를 남기고 친 3번아이언샷이 그대로 들어갔다.

이글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평일 라운드한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마치 목사가 일요일 아침에 라운드한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

-골프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골프는 많은 면에서 인생과 비슷하다.

무엇보다 자신과 싸워야 한다는 점이 그렇다.

뜻대로 되지 않을때 ''자학''을 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