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오른손으로 먹어야 한다는 생각,냉장고 문은 왼쪽으로 열려야 한다는 생각,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생각.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지만 탈피하면 생활이 편해진다.

왼손으로 더 편하게 밥을 먹을 수도 있고,왼손으로 문을 열고 오른손으로 음식을 꺼낼 수 있게 냉장고문이 오른쪽으로 열려도 좋다,''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도 바꿔 생각해야 한다는 이론이 있다.

''농토를 산 사촌은 거름이 필요하다.

인분거름을 제공하기 위해 뒷간으로 가야 하므로 배가 아픈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시기,질투의 속담이 도움과 배려의 속담으로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인류가 고정관념에만 사로잡혀 있었다면 어떤 발전이나 진화도 없었을 것이다.

거창하게 인류를 거론하지 않고도 고정관념 때문에 손해나 불편을 겪는 경우는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골프장 정문 경비아저씨가 들어오는 차량을 향해 거수경례를 한다.

하지만 그 경례를 제대로 보며 필요성을 느끼는 골퍼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그 경비아저씨에게 사고 위험이 많은 입구 도로의 차량 수신호 일을 맡기면 어떨까.

골프장에서 고정관념은 거품과 관계되는 경우가 많다.

골프장을 출입할 때는 꼭 재킷을 걸쳐야 한다는 생각.

재킷 비용과 챙겨 입고 구겨지지 않게 걸어주는 시간 등에서 거품을 뺄 수 있다.

물론 티셔츠를 입고서도 재킷을 걸쳤을 때의 경건한 정신을 지킨다면 말이다.

스코어에서도 거품을 뺄 수 있다.

''골프는 장타가 최고'' ''티잉그라운드에서 꼭 드라이버를 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말이다.

드라이버를 잡으면 곧 OB가 난다는 것을 알지만 그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얼마 전 한 골프장에서 처음으로 남자 캐디와 플레이를 했다.

남자캐디 하면 ''산으로 올라간 볼은 잘 찾아주겠지만 몹시 무뚝뚝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웬걸….

그 캐디는 내가 만난 어떤 여자 캐디보다도 상냥하고 활기찼다.

상냥함뿐 아니라 "굿샷"이라고 외쳐주는 소리가 어찌나 밝고 힘차던지….

문득 고정관념을 탈피하면 골프가 훨씬 신선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캐디는 무조건 상냥해야 한다''도 고정관념인가?

고영분 <방송작가> godoc100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