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까지는 2∼3m 거리.

볼에서 홀에 이르는 퍼팅라인은 비교적 평이.

80대 이하 스코어를 내는 아마추어골퍼들은 이런 정도라면 으레 성공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안 들어가면 동반자가 듣기 민망할 정도로 자책을 하고 한숨을 내뿜는다.

과연 그래야 하는가.

그럼으로써 퍼팅슬럼프에 빠지고 퍼팅을 더 어렵게 생각하게 되지는 않았는가.

곰곰 따져볼 볼일이다.

그 거리에서 십중 칠팔은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골퍼들은 ''세계 톱 프로골퍼들도 12피트(3.6m) 거리 퍼팅성공률은 약 50%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받아야 한다.

몇년 전 저명한 쇼트게임 교습가인 데이브 펠츠(미국)가 ''트루 롤러''라는 로봇으로 실험을 했다.

장소는 미국 워싱턴DC 근교의 베데스다CC.

외부 변수를 없애기 위해 사람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은 그린을 택했다.

홀까지 12피트 거리에서 로봇으로 1백번의 퍼팅을 해본 것.

결과는 그중 54개만이 홀속으로 들어갔다.

펠츠는 이번에는 로봇을 인근 퍼블릭골프장으로 갖고 갔다.

그곳에는 스파이크자국도 더러 있었다.

로봇으로 똑같이 1백번 퍼팅한 결과 48개만 홀인됐다.

기계적으로 스트로크한다고 해도 그 거리에서 평균 둘중 하나만 성공한다는 결론이다.

로봇에 사람을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

''인간적 실수''에 고르지 않은 그린상태까지 감안하면 성공확률이 50%에 턱없이 못미칠 것이 분명하다.

때는 한여름이다.

플레이중에 짜증나는 일이 많다.

3m 거리의 퍼팅이 안 들어갔다고 흥분할 것이 아니라 3퍼팅을 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