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 <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 >

"점수관리에 신경써서는 골프가 늘지 않습니다. 과감하게 승부해야 합니다"

"공격축구"의 대명사 박종환 전 축구국가대표감독은 골프에서도 자못 공세적이다.

단 1주일간 연습장에서 스윙폼을 익힌 뒤 5개월여간의 실전만으로 싱글에 진입했던 이력처럼 그의 골프론은 거침없고 호방했다.

박 전감독은 "교과서대로만 골프를 해서는 싱글이 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모험을 해서라도 스스로 극복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OB가 날 것 같은 예감이 들수록 풀스윙으로 임하고,잘 맞지 않을 것 같은 클럽을 기꺼이 채택해 징크스를 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싱글에의 첩경"이라고 강조한다.

골프란 쉽게 생각하면 매우 쉽다는 것이다.

그는 보통 싱글골퍼들과는 달리 골프입문후 지난 13년간 연습장에 단 1주만 들렀다.

또 클럽은 나이센풀세트 1가지만을 계속 사용해왔다.

그는 놀라울 정도의 장타자다.

한창때 드라이빙거리가 평균 3백야드를 훌쩍 넘었고 요즘도 평균 2백80야드에 달한다.

장타의 비결은 몸과 허리가 함께 돌아가면서 임팩트 순간 힘을 집중시키는데 있다.

퍼팅실력도 발군이다.

퍼팅은 축구의 골결정력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그는 퍼팅라이를 읽을때 홀컵에서부터 연결시키지 않고 반드시 중간지점을 잘라 그곳을 향해 볼을 굴린다.

이때 두가지를 고려한다.

헤드업은 금물이며 터치감을 극대화시키도록 한다.

그의 골프는 타고난 자질을 바탕으로 전력을 집중한 노력에서 일궈졌다.

짧은 시간동안 온 힘과 정신을 집중해 볼과 스윙의 강약을 거듭 조절해 봤다.

볼에 대한 센스가 뛰어났기 때문에 마음먹은대로 볼이 움직였다.

그는 "골프와 축구는 똑같이 자제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성질대로 하다가는 둥근 볼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

그러나 축구와 골프는 정반대 속성도 있다.

축구가 속임수(페인팅)로 상대를 제압하는 운동이라면 골프는 정직한 스포츠라는 점이다.

때문에 인격과 예의가 요구된다.

또 축구에선 실수를 남의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골프는 철저히 자신이 책임진다는 점도 다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