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런 얘길 들었다.

"골프가 좋은 운동이라는건 압니다.

그러나 골퍼들은 문제가 있어요.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일부 골퍼들은 자신을 특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골프를 대합니다.

자신이 골프를 좀 잘친다 싶으면 못치는 사람들에 대한 어떤 경멸과 무시가 그들에겐 있습니다.

무조건 잘치는게 최고이며 못치는건 당사자가 못낫다는 생각이지요.

그같은 생각들은 골프를 즐기는데 적잖이 방해가 됩니다.

진정 시간 없고 돈 없어서 1백타에 머물고 있는 사람도 많은 겁니다.

그런 사람들도 골프를 사랑하고 골프를 아낍니다.

우리나라만큼 스코어에 목숨거는 나라도 없습니다.

골프를 잘 치기보다는 모두 함께 골프를 즐기는 풍토.

그게 먼저 자리잡아야 골프도 진정한 대중화를 이룰 겁니다"

듣고 보니 전혀 생각지 않았던 방향에서의 얘기였다.

실제 골퍼들에겐 "스코어 제일주의"가 존재한다.

"골프는 어려운 운동"이라고 말을 하면서도 "싱글핸디캐퍼는 잘 난 사람"이고 만년보기플레이어는 "딱하다"는 생각을 한다.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초보자다 싶으면 막 대하는 것이 일반적 흐름이며 심지어는 캐디들 조차 한숨을 푹푹 쉰다.

그같은 스코어 위주 골프는 초보자들을 위축시킨다.

머리 올리러 필드에 나갔다가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하는" 비기너 무시 풍토에 환멸을 느낀 사람도 많다.

골프는 소박한게 좋다.

얼마전 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정말 소박한 골프를 상징할 것이다.

"제 평생소원이 뭔지 아십니까.

제 평생소원은 한달에 한번 아내와 함께 필드에 나가는 겁니다.

아내도 골프를 배울수 있는 약간의 여유,한달에 한번 같이 라운드 할수 있는 형편.

그것만 되면 인생에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아요"

이건 감동적 얘기다.

바로 그런 골프가 골프를 즐기는 것이고 이땅의 골프를 따뜻하게 만든다.

잘 치고 못치는 것보다는 출발점이 소박해야 골프가 "우리들의 운동"이 된다.

< 김흥구 객원전문위원 www.golfsky.com대표. hksky@golfsk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