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톡톡히 여름 맛을 보여주고 있는 날씨다.

무덥다보니 밤에는 훌렁훌렁 옷가지를 모두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잠을 청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만약 누가 본다면 꼴사나울 수밖에 없겠지만 이런 알몸 수면은 기실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성 기능에.

타이트한 삼각팬티라는 의복이 발명된 후에 남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많은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남성의 뿌리가 질식하기 때문.

이점을 근거로 들어 "노 팬티 건강학"이란 말도 생겼지만 웃어넘길 게 아니다.

물론 요즘 세상에서 하루종일 노 팬티로 견디는 것은 무리겠으나 적어도 잠자는 동안만이라도 노 팬티를 실천하면 조금이나마 성 기능을 보호할 수 있다.

인간의 성욕을 일으키는 데는 성욕중추 외에도 자율신경이라는 별도의 신경이 관여한다.

자율신경이란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장이나 혈관 등의 작용을 지배하고 있는 신경으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분류된다.

교감신경은 "낮의 신경"이라 할만큼 혈관수축 소화기능억제 등을 주관하고 있는 반면 부교감신경은 혈관확장 소화기능촉진 등의 반대작용을 해 "밤의 신경"이라 불린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야 성기능이 활발해지는데 하루 24시간 허리를 꽉 조르고 있는 팬티의 계속적인 자극은 대뇌 피질과 대뇌 변연계를 통해 간뇌의 시상하부까지 전달된다.

시상하부에는 자율신경의 최고 중추가 있기 때문에 팬티로 인한 허리 압박은 교감신경의 중추를 자극, 과잉긴장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몸에 여러가지 질병이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른바 정력감퇴의 한 요인이 될수도 있다.

노 팬티가 성 기능에 좋은 점은 또 있다.

바로 우수한 고환 냉각효과.

정자를 생산하는 고환의 활동은 체온보다 낮아야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옛 아랍의 대상(隊商)들이 사막을 가로지르는 긴 여행을 떠날 때 숫 낙타의 고환에 두터운 털실주머니를 씌웠던 것도 고환을 따뜻하게 해 생식 능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에서였다.

이밖에도 노 팬티는 온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숙면을 유도하고 혈압을 안정화시키며 요통 방광염의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자연인(自然人)이라는 말이 있다.

말로만 하지 말고 잠잘 때만이라도 실천해 보면 어떨까.

한가지 더 덧붙인다면 이왕지사 팬티를 입어야 한다면 삼각팬티보다는 헐렁한 복서 팬티가 낫다는 사실.

준 남성크리닉원장 jun@sn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