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골프스카이닷컴에 이런 요지의 글을 쓴 적이 있다.

"기자나 기자출신이 쓰는 제도권 형태의 글보다는 그냥 재야에 묻혀 있는 숨은 필진들의 글이 훨씬 인기가 있다.

사람들은 골프전문기자의 분석보다는 캐디의 글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이것 저것 계산하는 글보다는 직설적 표현을 더 좋아하는 셈.

그같은 흐름은 의미가 있다.

재야의 비제도권 필진들은 표현상 기법이 어떻건 생각나는대로,폼 잡지 않고 쓴다.

맘이 착하지 않거나 솔직하지 않으면 그런 글은 절대 안나온다.

일부에선 그들의 표현기법이 정서에 안맞는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지난 수십년동안 "기존 매스컴의 일방 전달"에 너무 길들여졌다는 뜻도 될 것이다"

골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꼭 이렇게 해야 한다"를 일방 전달받으면 "자주독립 골프"가 힘들다.

고장나면 항상 남이 고쳐줘야 하고 클럽하나를 사도 남의 의견만이 지배한다.

골프를 잘 치는 사람들중엔 자수성가형이 많다.

혼자 고독을 씹으며 연구하고,혼자 "이렇게 해야 한다"고 판단한 사람들이다.

그들도 처음엔 남들로부터 배웠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흐른뒤에는 "결국 혼자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런 골퍼들은 대개 폼잡지 않고 골프를 대한다.

남이 2백만원짜리 드라이버를 써도 십만원짜리 내 채를 최고로 생각한다.

수억원짜리 회원권도 좋지만 줄서서 기다리는 퍼블릭도 인정한다.

언제나 자신이 처한 현실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돌려 받아들인다는 의미.

스코어측면에서도 솔직한 것 이상의 무기가 없다.

골프에선 실력이상의 스코어를 원하기 때문에 패자가 된다.

글쓰기와 골프는 공히 그 사람의 모든게 드러난다.

그건 읽는 사람,보는 사람이 금방 안다.

글이나 골프나 무조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거기서 오버하지 않으면 되는 것.

그랬을때 글에는 메시지가 생기고 골프엔 자신감이 생긴다.

< 김흥구 객원전문위원 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