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일본에서 한 기업인이 아이언만으로 플레이한 끝에 사내 친선대회에서 메탈리스트가 됐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는 퍼팅할 때만 빼고 페어웨이나 러프는 물론 18개 티잉그라운드에서 모두 아이언을 사용했다.

로라 데이비스는 지난주 미국LPGA투어 필립스대회에서 4라운드동안 단 한번도 드라이버를 잡지 않고도 우승했다.

이처럼 아이언만 가지고도 좋은 스코어를 낼수 있는데도 우리 골퍼들은 파4홀이나 파5홀 티잉그라운드에서는 아이언을 잡는 것을 보기 힘들다.

14개의 파4,파5홀중 2~3개홀은 아이언티샷을 할만 한데도 자존심때문인지,거리때문인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교습가들은 다음 세가지 요인을 감안한뒤 드라이버를 잡을지,아이언을 잡을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셋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아이언티샷을 고려해볼만 하다.

드라이버를 잡았을 때와 비교해보면 흥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 홀의 구조

페어웨이폭이나 홀의 길이,때로는 홀의 방향도 고려대상이 된다.

페어웨이 폭이 아주 좁다면 아이언티샷이 볼을 안전한 곳에 갖다놓을 확률이 더 높다.

아이언이 꺼림찍하다면 차선책으로 페어웨이우드라도 상관없다.

홀의 길이가 3백야드 안팎이라면 굳이 드라이버를 잡을 필요가 없다.

드라이버샷이 그린까지 날아가지 않을 바에야 드라이버나 아이언이나 세컨드샷지점에서 쇼트아이언거리가 남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홀이 심하게 굽어져 있을 경우에도 그렇다.

예컨대 왼쪽 "도그레그"홀인 화산CC 6번홀같은 곳에서 드라이버샷을 1백%의 힘으로 날리면 볼은 페어웨이를 지나 러프까지 굴러가기 십상이다.

홀의 굽어진 부분까지만 볼을 날릴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아이언샷이 상책이라는 얘기다.

<> 날씨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 아이언티샷을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아이언은 드라이버보다 컨트롤이 쉽다.

길이가 짧고 로프트가 크기 때문이다.

바람부는 날에는 특히 거리보다 컨트롤이 더 중요하다.

아이언을 잡으면 앞바람이 불때 컨트롤샷을 할수 있으며,뒷바람이 불때 스푼 못지않은 거리를 낼수 있다.

<> 스윙상태

골퍼들도 슬럼프가 있다.

볼이 헤드페이스의 가운데에 맞지 않거나 드라이버샷이 들쭉날쭉하다.

이럴 때에는 주저없이 아이언티샷을 하라.

그것으로 자신감을 얻게 되면 그때가서 다시 드라이버를 잡아도 늦지 않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