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라운드내내 단 한번도 드라이버를 빼들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승은 그의 몫이었다.

주인공은 마침 9일 한국에 오는 로라 데이비스(37.영)다.

웬만한 남자프로골퍼 못지않은 장타력을 갖고 있는 데이비스는 8일아침(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어니언크릭클럽코스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필립스인비테이셔널(총상금 85만달러)에서 4일동안 모든 티샷을 아이언으로 하고도 우승을 차지했다.

데이비스가 한 대회에서 아이언만을 써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세번째.

그는 지난 89년과 90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투어 레드로빈클래식에서도 대회 4일동안 아이언만으로 티샷을 한 적이 있다.

데이비스가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를 쓰지 않은 이유는 타이트한 코스때문.

어니언크릭코스는 전장이 6천67야드로 짧고 파도 70이다.

그런만큼 페어웨이는 좁고 타이트하다.

거기에다가 바람까지 심하게 분다.

데이비스 같은 장타자가 드라이버샷을 하면 페어웨이적중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데이비스는 파4나 파5홀에서는 주로 1번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그 거리가 2백40야드 안팎으로 웬만한 선수의 드라이버샷 거리와 같기 때문에 굳이 드라이버를 빼들 필요성이 없었던 것.

데이비스는 그러고도 4라운드합계 5언더파 2백75타를 기록,2위 도티 페퍼를 2타차로 제쳤다.

지난 2월 LA여자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째다.

미LPGA투어 통산 19승,세계적으로는 60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2만7천5백달러(약 1억4천만원).

데이비스는 앞으로 3점만 추가하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데이비스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9일오후 5시30분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그는 오는 12~14일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에서 열리는 한국여자오픈에 출전,박세리 애니카 소렌스탐등과 함께 우승다툼을 벌이게 된다.

한편 펄신(33.랭스필드)은 합계 1오버파 2백81타로 공동16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올시즌 최고성적이다.

박희정과 박지은은 50위권밖으로 밀려났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