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현 교보증권 사장은 골프입문 6개월만에 "싱글 핸디캡"이 됐다.

그만큼 골프에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는 지난 88년 동원증권 법인부장 시절 공석남 사장의 권유로 골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골프에 푹 빠졌다.

골프공부는 서울대 법대 출신답게 사법시험 준비하듯 해나갔다.

"교보문고와 종로서적에 가서 당시 골프레슨과 관련된 책을 모조리 구입했지요.

구입한 책은 밑줄을 쳐가며 탐독했습니다.

책 여백에는 내용을 요약해서 쓰고 중요한 내용은 메모해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봤습니다"

조사장은 그것도 모자라 골프레슨 비디오를 닥치는데로 구해 보았다.

"술먹고 늦게 들어와도 하루도 빼놓지않고 30분씩 비디오를 봤죠.1년에 3백일 정도는 비디오를 본거 같아요"

이론으로 무장한 덕분인지 그의 골프실력은 일취월장이었다.

레슨프로가 이렇게 빨리 배우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조사장은 이론공부외에 다른 사람의 스윙분석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연습장에 가서 잘치는 사람과 못치는 사람을 비교하면서 무슨 차이가 있는지를 관찰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1시간 연습하면 1~2시간은 다른사람 스윙분석하는데 썼습니다"

그는 정지된 볼을 치는 골프는 움직이는 볼을 다루는 테니스나 탁구,축구등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한다.

골프는 볼이 멈춰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것.

헌데 못치는 사람은 살아있는 구기를 할때처럼 온 몸이 움직인다는 지적이다.

그는 움직임이 최소화된 간결한 스윙을 무척 강조하고 싶었는지 인터뷰 도중 직접 일어서서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조사장은 요즘 연습장을 나가지 않지만 매일 5분씩이라도 채를 잡고 스윙연습을 한다.

조사장은 골프로 비즈니스에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일개 법인부장 시절 만나기 어려운 기관투자가 사장들도 골프로 친해지면서 쉽게 접촉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단순히 골프를 잘해서 사장들과 친해진건 아니었다.

"골프를 하면서 상대방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냥 빈말이나 가식적인 행동으로 매너를 지키는게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동반자들이 좋은 스코어 내기를 바라야 합니다.

동반자가 굿샷을 하면 진정으로 함께 기뻐해주고 잘못치면 함께 애석해줘야 합니다"

남을 고려해주는 이런 마음때문인지 조사장과 라운드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신기록을 작성했다고 한다.

그는 내기골프를 해도 상대방의 핸디캡을 부르는 대로 인정해준다.

돈 잃어주면 싫어하는 사람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조사장은 토요일날 골프를 하면 스코어가 좋지 않은 징크스가 있다.

"아무리 업무상 골프를 친다고 하지만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돼서 집중이 잘 안된다"는게 그의 설명.

골프는 역시 마음씀씀이가 좋은 사람의 편인것 같다.

< 한은구 기자 toh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