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발기불능을 초래한다"

너무 직설적이고 단정적인 표현일까.

굳이 전문용어을 빌자면 흡연은 성기에 흐르는 혈액을 감소시켜 성적인 불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유럽연합 의회 의원들은 흡연이 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한창 토론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국가들이 담뱃갑에 보다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넣기로 결정하고 경고문구를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 경구만 들어가서야 큰 효용이 있겠는가.

캐나다에선 곧 등장할 공식 경고메시지를 본 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힘없이 처진 페니스를 연상시키는 그림,다시말해 타고남은 기다란 담뱃재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장면을 담배갑에 삽입하는 보다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것.

담뱃갑에 표시되는 경고문에 발기 불능이라는 단어를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는 유럽이 처음은 아니다.

태국의 담뱃갑에는 지난99년부터 이미 ''흡연은 발기불능과 노화의 원인이 된다''는 경고문구가 실렸다.

우리나라를 위시한 세계 어느 나라이건 담배가 건강을 해친다는 내용의 포장지 경고문이 들어있다.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신부와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습니다"

이와같은 강력한 경고문이 이미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뱃갑의 한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발기부전이라는 삽입문구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는 배경은 무엇 때문일까.

첫째,담배는 발기불능을 초래하는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담배의 주요 독성물질인 니코틴과 일산화탄소가 혈압을 떨어뜨린다.

또 일시적인 산소결핍증을 유발시켜 심장에 부담을 주고 장기적으로 발기를 방해한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로 알려져 있다.

담배의 해악은 발기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담배는 불량정자 생산율을 높이는 등 고환기능을 위축시키는데도 한 몫을 톡톡히 한다.

더욱이 흡연자 자신에게는 물론 누대에 걸쳐 해악을 끼치는 또 하나의 잔류성 독소에 다름아니라는 것이다.

둘째,이같은 사실을 밝힘으로써 담뱃갑에서 담배를 뽑으려는 순간 손가락을 멈칫하게 만들려는 의도이다.

동서고금 모든 남성들이 오매불망 바라는 소원 가운데 하나가 왕성한 정력.

장수와 건강도 중요하지만 왕성한 발기력은 곧 정력이고 정력은 남성다움으로 이해되고 있는 현실에서 담배가 자신의 뿌리를 좀먹는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명기함으로써 흡연자를 긴장시켜 금연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일 것이다.

준남성크리닉원장 jun@sn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