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처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운동은 골프가 유일하다.

할 서튼(42.미국)을 보라.

이제는 그의 몸매 어디를 봐도 날렵함이나 강인함이 엿보이지 않는 배불뚝이 아저씨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한달전 열린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타이거 우즈(25)를,그것도 1타차로 이겼을때 "어쩌다 한번 이긴거지"하고 치부했다.

그런데 그는 또 우승했다.

24일(한국시간) 끝난 미국 PGA 투어 그레이터그린스보로 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 14언더파 2백74타로 앤드류 매기(38)를 3타차로 제친 것이다.

그는 올 시즌 11개 대회에 출전해 7번이나 "톱10"에 들었다.

이 분야에서 타이거 우즈와 똑같다.

서튼은 이번 대회에서 1,2라운드에서 친 13언더파를 끝까지 지킨게 우승의 요인이었다.

3~4라운드에서는 1언더파만 추가했다.

4라운드에서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은 홀은 15번홀(파5).

4홀을 남긴 현재 1타 차로 추격하던 매기는 서튼이 3m버디 퍼팅을 성공시키자 너무 긴장한 나머지 2.4m파퍼팅을 놓치고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매기는 94년 이래 2위만 7번을 했는데 이번에도 우승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서튼은 이번 대회 우승상금 54만달러를 추가해 상금총액이 2백30만달러가 넘어섰다.

서튼의 20년 프로생활중 가장 많은 액수의 상금이다.

서튼은 81년 프로에 데뷔한뒤 이듬해 월트디즈니월드골프클래식에서 우승했고 83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석권하면서 "제2의 잭 니클로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86년 메모리얼토너먼트 우승이후 95년 BC오픈 우승까지 9년동안 무관의 설움을 겪었다.

서튼은 이후 40세가 되던 98년 웨스틴텍사스오픈과 투어챔피언십과 99년 벨캐나디언오픈을 차례로 품에 안으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 한은구 기자 toh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