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LA 여자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로라 데이비스.

그가 세계여자골프 최고의 장타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티샷을
할 때 독특한 버릇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데이비스는 최근까지도 티샷할때 ''티''(tee peg)를 잘 사용하지 않았다.

티없이 어떻게 티샷을 하는가.

티 대용으로 뗏장을 이용한다.

그는 샌드웨지와 드라이버 두 개의 클럽을 들고 티잉그라운드에 오르곤
한다.

샌드웨지로 땅을 쳐 볼을 올려놓을 뗏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뒤 그 위에 볼을 올려놓고 티샷을 한다.

데이비스가 "뗏장티"를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도 몇년전에는 다른 선수들처럼 티업한뒤 드라이버샷을 했다. 그러나
한동안 드라이빙이 형편없어서 티 대신 뗏장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였던 셈.

그는 뗏장티를 쓰면 볼은 사이드스핀을 덜 먹어 낮게 날아가고 페어웨이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물론 결과는 샷의 정확성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데이비스는 뗏장티를 쓴 뒤로 드라이버샷에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래서 이제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뗏장티를 사용한다.

맞바람이 불때나 페어웨이가 타이트할 때다.

두 경우는 낮은 궤도의 볼이 필요하고 샷의 정확성도 필수적이다.

드라이버샷을 비교적 잘 쳤는데 갑자기 난조가 온 골퍼들은 데이비스의
비법을 원용할만하다.

이것은 아이언티샷을 할 때에도 적용된다.

< 김경수 기자 ksm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