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예방접종한 영아가 올들어서만 세번째 사고를 당해 부모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접종을 안하자니 치명적인 전염병이 걱정되고 접종하자니 부작용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건당국은 예방접종 후 사망하는 경우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물질을 몸에 주입해 면역성을 기르는 백신의 특성상 전염병 예방의
장점 만큼 부작용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백신예방접종의 본질적인 문제점과 사고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문제의 백신 =필수적으로 맞아야 하는 기본예방접종에서 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백신은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MMR(홍역.볼거리.풍진)
이다.

그 다음으로 소아마비백신 일본뇌염백신이 꼽힌다.

DTP 백신은 병원체를 배양시킨 후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병원체가 활성화
되지 못하도록 만들거나 병원체를 죽인 사백신이다.

개량된 DTP 백신은 과거에 비해 정제가 잘돼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과
유효성(90~1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디프테리아 백신은 고열 림프절염 두통, 파상풍 백신은 발열 식욕
부진, 백일해 백신은 경련 등의 부작용을 나타내 주의가 요망된다.

MMR 백신은 살아있는 균주를 인위적으로 약화시킨 생백신이기 때문에
사백신에 비해 소량을 투여해도 빠르고 확실하게 면역을 형성시킬 수 있다.

따라서 부작용이 적은 균주의 선택이 중요하다.

이중 볼거리균주에 대한 논쟁이 3년전부터 제기돼 오고 있다.

보령신약 동신제약 한국백신 등은 우라베균주, 녹십자는 호시노균주,
제일제당은 루비니균주, 한국MSD는 제릴린균주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

손영모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교수는 "우라베균주의 경우 볼거리
백신의 대표적 부작용인 무균성 뇌수막염의 발생빈도가 접종아 1천명당
1명에 이른다는게 일본의 통계"라며 "보다 안전한 제릴린균주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루비니균주는 안전하지만 면역형성 효과가 낮다고 지적한다.

반면 다른 학자나 정부 당국에서는 우라베균주나 호시노균주의 위험성에
대해 확정적인 근거가 미약하다고 밝힌다.

효과가 크고 백신가격이 싸 대규모로 시행되는 기본접종에서 배제시킬 이유
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제릴린균주 제품가격은 다른 제품의 4배를 웃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부작용 때문에 우라베와 호시노균주 제품을 허가
취소했으며 루비니균주는 이탈리아 볼리비아 등 20여개국, 제릴린균주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60여개국에서 시판중이다.

<> 맞힐 것인가 말 것인가 =전문가들은 보도되는 백신 사망사고가 반드시
백신의 부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으며 의학적 판단을 내리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 대표적 근거가 영아돌연사증후군.

생후 2~4개월된 영아는 신경계 면역계 호흡계 순환계 등이 미숙하고 이상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

그 때문에 자다가 호흡부전이나 뇌의 저산소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율은 영아 1천명당 1.3명꼴로 발생한다.

국내 영아를 70여만명으로 잡을 때 연간 9백10명이 SIDS로 사망할수 있다는
것이다.

원인이 어떻든 당국의 검토를 거쳐 안전하다고 판명된 백신은 맞힐 수 밖에
없다.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이환종 교수는 "DTP 백신의 부작용으로 숨질 확률은
1백만분의 1인 반면 디프테리아에 걸렸을 때는 10%, 파상풍은 10~30%가
숨지게 된다"고 말했다.

백일해도 합병증인 경련 폐렴 등으로 숨질 수 있다.

<> 안전한 예방접종 방법 =백신의 부작용은 미열이 가장 많다.

특히 결핵예방백신(BCG) MMR백신 소아마비백신 같은 생백신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어느 백신이든 맞은 뒤 고열이 나고 몸이 처지거나 경련이 나면 즉시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

따라서 가급적 오전에 접종받아야 오후에 탈이 나더라도 대응하기 좋다.

체온이 섭씨 37.5도를 넘으면 접종을 피해야 한다.

접종하는 날 목욕을 시키고 청결한 옷을 입히되 접종 후에는 목욕을 삼가야
한다.

접종 전후에는 심한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한다.

접종 후 주사부위에 통증 부종 고열 붉은 반점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면
신경을 써야 하지만 접종효과가 감소되는 것은 아니므로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