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명까지는 안돼도 나는 인생에 있어 믿는 것이 세가지 있다.

첫째는 "솔직한 것이 가장 강하다"이고 둘째는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실은 가장 빠를때"라는 생각이다.

이 세가지 철칙은 골프에도 부합된다.

골프에서 솔직한 것 만큼 강한 무기도 없다.

놓인 그대로 볼을 치고, 실력 그대로 스코어를 받아 들이고, 눈으로 본
그대로 상대방을 인정하면 세상에 거리낄게 없어진다.

실제 골프에선 그게 안되니까 무리를 한다.

무리를 하니까 스코어가 나빠지고 궁극적으로는 그같은 자신의 모습이
싫어지기도 한다.

또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평균적으로는 실력그대로의 스코어로
결말이 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제와서 맘비우면 뭘하나"라는 생각보다는 18번홀에서라도
정신차리면 그 늦은 때가 가장 빠를 때가 되며 당신을 승자로 만든다.

골프에 비유를 했지만 내가 "객원 전문위원"이란 타이틀을 갖게 된 것도
위와 같은 맥락에서 기인한다.

"객원"이란 타이틀은 한마디로 20년동안 다니던 회사를 떠났다는 뜻이다.

과연 나는 뭘 하려고 떠났는가.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은 여전히 골프다.

어느날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세상. 그런데 내가 골프와 관련된 인터넷을 외면하면 그건 내
인생의 직무유기 아닌가"

그래서 주위사람들과 함께 골프사이트 개발을 시작했다.

결정은 쉽지 않았다.

회사는 내 청춘을 바친 곳이고 날 키워준 곳이다.

그 애정어린 "코스"를 떠나 새로운 코스에 도전한다는건 도박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골프는 늘 그런 것 아닌가.

골프와 같이 솔직하게 만들고 내 방식대로 하면 물은 아래로 흐르게 될
것이다.

또 20대, 30대가 인터넷 세대이긴 하지만 골프만큼은 나이에 관계없이
추구할 수 잇는 아이템이었다.

나의 결정은 곧 골프의 힘이다.

골프의 속성은 내 판단을 도와줬고 "우리나라 골프의 열정"은 당위성을
부여했다.

다행히 회사측의 배려로 독자여러분과 계속 만날수도 있다.

골프에 떠밀려 이제 "사회"라는 필드에 선 비기너.

그 비기너의 드라이버샷은 과연 얼마나 뻗어나갈 것인가.

< 객원 전문위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