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LPGA투어 진출후 2년연속 "4승"을 올린 박세리(22.아스트라)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동계훈련인가, 휴식인가.

새 천년에 투어 3년차가 되는 박에게는 "미국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일지 모른다.

영어를 하더라도 고급스럽게 하고 공식적인 행사에서 세련된 매너를
보여주는 것이 톱스타다운 자세일 것이기 때문이다.

2000시즌 개막을 20여일 앞둔 박은 요즈음 영어와 매너공부에 한창이다.

아예 독선생을 두고 1대1지도를 받고 있다.

박은 그 선생한테서 미국의 상류층이 쓰는 고급영어를 배우고 있다.

박은 낸시 로페즈, 로리 케인 등 동료들로부터 어깨너머로 영어를 배워
의사소통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어를 쓰더라도 좀더 우아하고 세련된 표현을 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박은 독선생한테서 인터뷰기법도 배우고 있다.

박은 지난 2년동안 수많은 인터뷰를 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지난해보다 나아지고 있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임한다"
"골프와 인생에 50대50을 투자하겠다"는 등 천편일률적이었다.

독특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코멘트를 원하는 기자들입장에서 보면
실망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던 것.

박은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하는 것에 대해서도 어드바이스를 받고 있다.

우승직후 갖는 공식행사에서 코멘트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갤러리나
스폰서의 박수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은 또 미국식당은 물론 이탈리아.프랑스식당 등에 갔을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들의 음식문화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듣고 있다.

이는 직접 식당을 방문, 실습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고급영어나 매너는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필수불가결한 요소.

아버지의 권유가 있었지만 박이 이런 데에 눈을 떴다는 것은 "롱런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팬들에게는 자신을 "샷 기술자"가 아닌 "진정한 세계적 스타"로
각인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박은 새 천년맞이 행사를 위해 28일 귀국, 1월4일 아버지와 함께 출국할
예정이다.

내년 첫 대회는 1월13~16일의 오피스데포.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